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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부 학생은 복귀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공의·전의대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뭉친 강경파는 장외 투쟁을 지속하며 주변을 붙잡고 있다. 특히 의료계 일각에선 전공의가 의대생을 인질로 투쟁을 계속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이미 사직 전공의는 의사 신분이고 그들은 (전공의로) 돌아오지 않고 돌아올 이유도 없다”면서 “사직 전공의라는 명칭 자체가 투쟁의 프로파간다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복귀하지 않으면 5058명? 괘씸죄도 아니고 학생들을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기와 협박뿐”이라면서 “7500명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할지 대안도 없이 내년 신입생 선발부터 걱정하는 모습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결국 정부 마음대로 총장 마음대로”라고 비판했다.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가 지연되면서 정부의 의료개혁 동력 또한 점점 상실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탄핵 정국으로 국정 공백이 발생했고, 필수의료 살리기와 의료전달체계 개편 동력인 ‘전문의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개혁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과 복지부 내부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인데 대내외적으로 점차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의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개혁이 안 되는 상황은 필수의료 분야 내 의사의 지속적 고통이자 전체 의사 모순을 그대로 유지한단 의미”라며 “개혁은 한 수준 높여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전문의 중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의 평균 연령은 53.3세, 외과 전문의는 53.2세였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외과·흉부외과 전문의 고령화가 심각했다. 10년 뒤 이들은 대부분 정년을 넘겨 수련병원을 떠나야 한다. 최악의 경우 수련생은 있는데 교수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이대로라면 공멸”이라며 “내년에 의료 현장을 지킬 수 있을지 심각히 고민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