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상거래 업체 ‘쩐의 전쟁’…기대감↑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Z홀딩스를 2억277만 달러(2298억원),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을 8993만 달러(1019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순위로는 각각 3, 7위에 해당한다. 여전히 테슬라, 애플, 팔란티어, 유니티 소프트웨어 등 기술주가 상위권에 올라 있지만, 전자상거래 종목들도 적극 매수에 나선 것이다.
둘 다 국내 시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일본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용하는 Z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A홀딩스다. 지난 1일 경영 통합을 완료한 NAVER(035420)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A홀딩스의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NAVER는 ‘스마트 스토어’ 등을 국내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Z홀딩스를 통해 일본 전자 상거래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국내가 아닌 미국을 상장 무대로 삼으면서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첫날 시총 100조원을 돌파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유통·물류업계 분위기도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롯데의 중고나라 지분 인수, NAVER(035420)와 신세계(004170)의 주식 교환, 11번가와 미국 아마존의 제휴, 이베이코리아 매각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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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미래를 내다본 ‘서학개미’의 기대감에 비하면 최근 주가 흐름은 만족스럽다고 보기 어렵다. 상장과 신규 출범 등 긍정적인 재료들이 이미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3월 1일 668엔으로 마감했던 Z홀딩스는 이날 548엔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니케이225 지수는 4.24% 미끄러졌지만 Z홀딩스는 17.96% 하락했다.
상장 첫날 장중 시초가 대비 50% 상승한 69달러까지 치솟았던 쿠팡은 부분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지난 17일 하루에만 8.15% 하락했다. 상장일과 23일 종가를 비교하면 6.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는 1.28% 하락했다.
이러다 보니 쿠팡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적정 주가는 31달러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기업가치는 물류 인프라와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향후 선두 사업자를 유지할 것이란 가정이 포함돼 있는데, 경쟁사들의 연합과 거래액 증가, 소싱 능력 개선 등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현재 영위 중이고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장기 실적 추정을 진행하면 영업가치는 542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