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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24일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장에서 정부의 복합쇼핑몰 규제 방침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의 수장이 특정기업을 언급하며 규제의 형평성을 논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것도 ‘스타필드 고양’과 같은 복합쇼핑몰이 아닌 가구전문점을 비교 선상에 올렸다.
그렇다면 왜 롯데, 현대도 아닌 글로벌 유통기업 ‘이케아’, 대형마트, 아웃렛도 아닌 ‘가구전문점’일까.
작게는 경기 서북부 지역 쇼핑시장 선점을 위한 ‘견제성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신세계는 오락과 쇼핑이 결합한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확장 정책을 펴고 있다. ‘스타필드 고양’이 하남에 이은 두 번째 결과물로, 오는 10월 고양에는 이케아 국내 2호점인 고양점이 문을 연다.
이케아는 이번에도 롯데아울렛과 손을 잡았다. 4층 규모 건물에 롯데아울렛이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사용하고, 이케아가 2층과 3층에 들어서는 구조다. 광명점은 이케아와 롯데아울렛이 별도 건물로 나란히 붙어 있다. 롯데아울렛은 이케아와 시너지를 위해 리빙, 식음료 상품군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부지면적 9만1000㎡, 연면적 36만4000㎡, 매장면적 13만5500㎡ 규모다. 동시에 4500대를 주차할 수 있다.
이케아와 롯데아울렛으로 구성된 복합쇼핑단지는 부지면적 총 5만1200㎡, 연면적 16만6600㎡ 규모로 총 주차대수는 2400대다. 고양점에 입점하는 이케아는 영업면적이 약 3만㎡에 달한다.
규모 면에선 스타필드 고양이 단연 우위에 있지만 이케아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호감도 및 충성도, 롯데아울렛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하면 위협적인 상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크게는 정부의 과도한 유통 대기업 규제 확장 정책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에 월 2회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규제 대상의 기준이 모호하다는데 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규모 점포는 대형마트,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다. 이중 복합쇼핑몰은 매장 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점포의 집단으로 쇼핑, 오락 및 업무기능 등이 한곳에 집적되고, 문화·관광시설로 역할을 하며, 1개의 업체가 개발·관리 운영하는 점포의 집단으로 규정돼 있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여는 대규모 유통시설은 대부분 복합쇼핑몰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개설 과정에서 업체가 업태를 자율적으로 정해 등록하는 방식이다 보니 규제 형평성에 논란이 일게 됐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고가의 상품 구성 등을 보면 업태가 백화점에 가깝지만 복합쇼핑몰로 등록했고, 잠실 롯데월드타워몰과 삼성동 코엑스몰 등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복합쇼핑몰로 비치지만 등록된 업태는 쇼핑센터다.
스타필드 고양과 같은 상권에서 경쟁하게 될 이케아는 대형 유통시설로 가구, 인테리어 제품뿐만 아니라 식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미 의무휴업이 도입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도 제각각이기는 마찬가지다.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는 각종 인테리어 제품과 식료품, 최근에는 문구류까지 취급하며 SSM을 위협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지만 격주 일요일 의무휴업, 전통시장 1km 이내 출점 제한, 신규 출점시 인근 중소상인과 상생 협의 의무화 등 어떤 규제도 받고 있지 않다. 공정위가 최근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에 대해서도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영업시간 등의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다이소는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규제 대상인 대형마트라 하더라도 ‘백화점 내 식품관’으로 등록된 일부는 의무휴업 규제를 받지 않고, 월 2회 의무휴업도 지자체장의 결정에 따라 휴일과 평일로 나뉘어 적용되고 있다.
이날 정 부회장의 ‘이케아’ 관련 발언은 규제에 앞서 목적과 기준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상권을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규모, 거리 등에 근거한 지금과 같은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뿐더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규제를 하기에 앞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목적을 제대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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