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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불개미]레버리지 ETN, 거래정지 중 지표가치 정말 `0`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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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0.04.30 08:03:00

우리나라 증시 쉬어도 해외에선 원유 선물 거래
변동성 낮은 7월물로 변경한 것은 안심
괴리율은 잡기 어려울 듯..6일 거래재개 이후에도 안심 못해

동학개미운동으로 화려하게 증시에 복귀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요즘 ‘원유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석가탄신일,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모처럼의 긴 연휴에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 연휴로 국내 증시는 열리지 않는데 해외 시장에서 계속 원유 선물은 거래되기 때문이죠. ‘그 녀석’이 아무리 요동쳐도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잠시 멈춤. 투자했던 원유 ETF·ETN, 도대체 어떤 상품인데 이 난리일까요? 심호흡 한 번 하고 찬찬히 알아봅시다. 그래야 시장이 열렸을 때 허둥지둥대지 않고 조금이나마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하루 유가 변동폭의 두 배를 먹고, 또 두 배를 잃을 수 있다는 ‘레버리지 원유 ETN(상장지수증권)’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거래 정지다. 한국거래소는 거래가 정지되는 동안에도 ‘WTI 원유 선물 가격이 하루 50% 이상 하락하면 지표가치가 0이 될 수 있어 투자금 전액 손실 위험이 있다’고 투자유의 안내를 계속해서 냈다.

실제로 삼성·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이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거래가 정지됐을 때 투자자가 느꼈던 공포감은 엄청났다. 한 투자자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에서 지표가치가 0이 되면 상장폐지 되는 것 아니냐. 아무 손도 못 쓰고 그냥 투자금을 모두 잃게 되는 것이냐”며 “거래소가 하루 빨리 거래를 재개해 ETN을 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공포감이 또 다시 재발할 위기에 놓였다. 삼성·신한·미래에셋·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27일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된 후 여전히 높은 괴리율에 3거래일간 거래가 정지됐는데 연휴가 끼면서 거래가 재개되는 날짜가 5월 6일로 밀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증시가 쉬는 동안에도 뉴욕상업거래소(NYMEX)는 계속해서 돌아간다는 점이다.

(출처: 마켓포인트)
◇ 7월물로 바꾼 ETN, 연휴 때 지표가치 0사태 막아줄 듯


운이 나쁘게 국내 증시가 쉬고, 레버리지 ETN이 거래가 안 되는 동안 뉴욕에서 거래되는 WTI 선물이 하루에 50% 이상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은 손을 쓰지 못하고 투자금 전액을 잃게 된다. WTI 선물이 50% 하락했다는 것은 레버리지 ETN의 경우 100%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ETN 거래가격은 하루 가격 제한폭으로 60%까지 밖에 하락을 못 하겠으나 지표가치는 이미 0이 된 상태다. 지표가치가 0이 된 상태에선 ETN은 일단 거래가 정지돼 버린다.

지표가치(IV)는 ETN 1주당 실질 가치를 의미한다. 현재 상장돼 있는 레버리지 원유 ETN은 S&P다우존스 인다이시스(지수산출기관)의 ‘GSCI 2X Leveraged All Crude TR Index’ 또는 ‘Dow Jones Commodity Index 2X Leverage Crude Oil TR’을 기초지수로 삼는데 통상 전일 지표가치에 기초지수 변화율을 곱해 산정한다(분배금, 제비용 등 제외). 그런데 지표가치가 0이 되면 아무리 그 다음 날 유가가 반등해 기초지수가 급등한다고 해도 해당 증권의 가치는 0이다. 그러니 살아 있어도 죽어 있는 증권이 된다.

그렇다면 거래가 쉬는 동안 지표가치가 0이 될 확률을 얼마나 될까. 4월 20일 5월물처럼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초지수 산출기관인 S&P가 추종하는 원유 선물을 변동성이 큰 6월물(최근월물)에서 7월물(차월물)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원유 ETF인 USO ETF가 6월물 급락을 못 견디고 6월물을 전량 처분키로 하면서 그대로 있다간 6월물 매도 폭탄을 맞으면서 ‘마이너스 사태’까지 닥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던 영향이다.

기초지수 추종 원유 선물이 7월물로 변경되면서 하룻 밤 새 유가가 50% 이상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6월물이 4월 21일 43.36%, 27일 24.55% 급락하는 동안 7월물은 각각 28.88%, 14.79% 변동했다. 6월물 변동폭의 절반만 움직였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ETN은 거래가 정지되는 기간에도 기준가격이 산출되고 있다.(출처: 대신증권 HTS)
◇ 유가 변동폭 크고 괴리율 안 잡히면 `동전주` 돼야 끝나


휴일 동안 지표가치가 0이 될 일은 없다지만 원유 ETN 투자자로선 안심하긴 어렵다. 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한다면 지표가치를 보여주는 기준가격 역시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신한·QV 레버리지 ETN은 이미 기준가격이 70원대로 낮아졌다. 유가가 하락한다면 기준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고 ETN 가격 역시 기준가격 만큼 떨어져야(괴리율 12% 이내) 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1만원 중반대였던 주가가 동전주가 돼야 거래가 정상화된다니 투자자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일 수 있다.

휴일 기간 동안 유가가 누적으로 50% 이상 하락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시장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지만 해외 시장은 열리기 때문에 매일 지표가치, 기준가격은 산출된다. 기준가격이 현재 1000원인데 유가가 첫 날엔 20%, 둘째 날엔 30% 하락했다고 치자. 이때 레버리지 ETN의 기준가격은 첫날엔 600원(40%↓)으로 떨어질 것이고 둘째 날엔 240(60%↓)원으로 하락하게 된다.

다만 이렇게 변동폭이 크게 되면 1000원이던 기준가격이 장이 열리고 나면 곧바로 240원이 돼야 할 텐데 ETN의 가격 제한폭에 걸려 400원까지만 떨어지게 된다. 기준가격의 하락폭과 ETN 가격의 하락폭에 차이가 생기면서 없던 괴리율도 생길 판이다. 6일 거래가 재개된 즉시 거래소의 바뀐 매매 규정(괴리율 높을 시 단일가 매매와 3거래일 정지 반복)에 따라 괴리율로 또 다시 거래가 3거래일간 정지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쪽으로도 안심하긴 어렵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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