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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주행은 기본…오감으로 즐기는 음악[타봤어요]

공지유 기자I 2024.02.08 06:01:01

조수석까지 이어진 MBUX 슈퍼스크린
음악 맞춰 움직이는 진동·앰비언트 라이트
운전자 맞춤 ''루틴 설정''…극강의 개인화
편한 주행감에 이중접합 유리로 정숙성↑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이런 기능도 있네…”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롭게 선보인 더 뉴 E클래스 11세대 완전변경 모델은 ‘차 안에서의 경험’에 대한 모든 기대를 충족시켜줬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정숙성은 물론이고, 온갖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통해 차량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AMG 라인.(사진=공지유 기자)
지난 2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E클래스 차량으로 서울 시내에서 경기 파주까지 편도 약 65㎞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한 차량은 E300 4MATIC AMG 라인 차량으로, 스포티한 매력이 돋보였다. 일자형으로 무난한 그릴을 가진 익스클루시브 라인과 달리 삼각별을 형상화한 ‘벤츠 스타패턴 그릴’이 적용돼 경쾌하고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실내 역시 벤츠의 ‘우아함’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새 모델에서는 이전 세대보다 휠베이스가 20㎜ 더 길어져 뒷좌석 레그룸도 넉넉했고, 운전석 시트 역시 단단하면서도 편안했다.

무엇보다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조수석까지 넓게 펼쳐진 MBUX 슈퍼스크린이었다. 중앙 센터 영역의 14.4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조수석에 적용된 12.2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실내 MBUX 슈퍼스크린 중앙 센터 디스플레이에 멜론 앱이 실행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유튜브·틱톡 등 다양한 앱을 즐길 수 있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셀프 카메라가 설치돼 웹엑스나 줌 등 앱을 이용해 사진과 비디오 촬영도 가능했다. 에센셜, 플로, 웨이브, 멜론 등 음악 어플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었다.

특히 기존에는 플레이리스트 형태로만 운영되던 ‘에센셜’이 벤츠가 국내기업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앱으로 탑재돼 있던 점이 흥미로웠다. 평소 에센셜의 플레이리스트를 즐겨 듣던 만큼 바로 앱을 클릭해 취향에 맞는 노래를 재생했다. ‘like this’라는 제목의 감미로운 팝 음악이 흘러나왔다. 17개 스피커에서 나오는 730와트(W) 출력의 부메스터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귀를 즐겁게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실내 조수석. 재생되는 노래에 맞춰 엠비언트 라이트가 색상을 바꾸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노래가 재생되면서 더 놀라운 경험을 했다. 재생되는 음악의 박자에 맞춰 운전석 등받이에 탑재된 음향 공명 변환기(익사이터)가 작동해 비트에 맞춰 진동하며 울림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여기에 실내를 감싸고 있는 엠비언트 라이트 역시 음악의 높낮이와 박자에 따라 색상을 화려하게 바꿨다. 이같은 기능이 노래에 따라 실내의 무드를 자연스레 바꿔주며 마치 콘서트장에 온 느낌을 줬다.

조수석에서도 유튜브, 인터넷 브라우저 등 기본적 앱 사용이 가능했다. 특히 이번 모델에서는 안전을 위해 주행 모드에서 조수석의 동영상을 재생할 경우 차량에 내장된 카메라가 운전석의 시선을 인식해 운전자가 조수석 화면을 볼 수 없도록 암전 처리하는 ‘첨단 프라이버시 기능’이 탑재됐다. 이날 조수석에서 지난달 31일 열린 아시안컵 16강 경기를 재생해 봤다. 기어를 주차모드인 P에 맞췄을 때는 운전석에서도 조수석 영상이 잘 보였지만 주행모드로 바꾼 뒤 조수석을 쳐다보니 화면이 꺼져있는 것처럼 검정색으로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실내. 조수석 화면에 지난달 31일 진행된 아시안컵 16강전을 재생했다. 주차 모드에서는 운전석에서 화면이 잘 보였지만, 주행 모드로 기어를 변경한 뒤 조수석 화면을 바라보니 검은 화면밖에 보이지 않았다.(사진=공지유 기자)
벤츠가 이번 모델에서 강조한 또 다른 장점은 ‘개인화된 차량 설정’이다. 운전자가 온도 설정,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 차량 기능을 날짜 및 시간, 위치, 내·외부 온도 등에 따라 특정 조건과 연결해 자동화하는 ‘루틴’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이날 파주까지 주행하면서는 시속 110㎞ 이상을 달릴 경우 선루프가 개방되도록 루틴이 설정돼 있었다. 또 외부 온도가 3도 미만일 경우 시트 히터가 작동돼도록 설정했다. 시승 중 시속이 잠깐 110㎞를 초과하자 메인 모니터에 ‘루틴이 실행된다’는 알림이 뜬 뒤 곧바로 선루프가 열리며 햇빛이 들어왔다. 이날 외부온도는 3도를 넘어 시트 히터 루틴은 작동하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E300 4MATIC AMG 라인.(사진=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는 4기통 가솔린 엔진(M254)과 9G-TRONIC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최고 출력 258마력과 최대 토크 40.8 ㎏f·m의 성능을 갖췄다. 이날 도로를 달리며 편안한 주행감과 정숙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매끄럽게 속도를 높였다. 요철 구간을 지날 때도 큰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또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돼 고속으로 주행하는 도중에도 거슬리는 외부 소음은 없었다.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도 잘 작동하며 정체 구간에서 피로감을 덜어줬다.

내비게이션은 다소 아쉬웠다. 팝업으로 뜨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오히려 복잡하게 느껴졌고, 가야 하는 차선이 직관적으로 안내돼 있지 않아 가독성이 떨어졌다. 벤츠는 올해 하반기부터 티맵의 지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을 장착할 계획이다.

대시보드 상단 카메라를 통한 사진 촬영이나 영상 회의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모두가 필요로 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다. 주행을 하는 도중에도 메인 화면의 터치가 눌려 의도치 않은 앱이 실행되는 등 이용자의 디지털화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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