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박재범 '원소주' 누가 왜 만들었나..."한식 세계화에 힘 보탤 것"

문다애 기자I 2022.12.14 07:33:09

이데일리TV '찾아가는 근면한 경영수다' 원소주편
원소주 개발 주역 김희준 원스피리츠 CCO 출연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 2화 '원소주편'
[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우리는 술이 아닌 문화를 판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소주’가 될 것이다.”

일명 박재범 소주로 불리는 ‘원소주’ 돌풍의 주역인 김희준 원스피리츠 CCO가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에 출연해 밝힌 포부다.

김희준 CCO는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다. 원소주의 기획부터 제품 출시, 판매, 홍보에 이르기까지 원소주에 관한 모든 일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자신만의 소주를 만들고 싶었던 박재범 대표와 우리 술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던 김희준 CCO가 손잡고, 해외로 나갈 우리 전통주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 원소주의 시작이다.

9일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 2화 '원소주편'이 방영됐다. 이데일리TV.
이들은 작년 4월 한국 전통 술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원스피리츠 설립하고 올해 2월 첫 작품 ‘원소주’를 출시했다. 원소주는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로, 현재 원소주 오리지날(22도)와 원소주 스피릿(24도), 원소주 클래식(28도) 3가지 버전이 있다.

오리지날은 회 같은 기름기 없는 안주와, 스피릿은 양념이 강한 한식과, 클래식은 육류랑 페어링이 환상적이다. 김 CCO는 원소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으로 ‘미소(미지근하게 마시는 소주)’를 추천했다.

원소주는 출시 직후 주류업계의 판도를 뒤집었다. ‘손쉽게 사서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인 소주를 ‘줄 서서 구매하고 SNS에 인증하는 술’로 바꿔놨다. 출시하자마자 온오프라인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고, 품귀 현상에 비싼 값에 리셀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GS25와 손잡고 오프라인 판매에 나선 직후, 원소주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로 양분돼 있던 공고한 소주 시장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매출 1위로 올라섰다. 현재 판매량만 월 100만병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억~300억에 달한다.

9일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 2화 '원소주편'이 방영됐다. 이데일리TV.


김CCO는 원소주가 일군 핵심 성과로 소주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점을 들었다. 소주를 마셨다는 것을 인증하게 만들 정도로 소주가 ‘힙’한 술이 됐고, 전통주가 참 멋진 술이라는 것을 알렸으며, 더 나아가 세계로 나갈 우리 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원소주가 증류식 소주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원소주가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를 이끌어내면서 잘 만든 우리 소주가 원래 이런 맛이라는 것을 알렸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편의점 전체 소주 매출의 2%에 불과했던 증류식 소주의 비중은 원소주 출시 이후 40%까지 급등했다.

원소주 돌풍에 최근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 경쟁사들이 잇따라 증류식 소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는 경쟁이 본격화 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증류식 소주 시장 성장은 결국 한국 전통주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기존 주류사들은 결국 ‘함께 세계로 나아가 우리 전통주를 알릴 크루’라는 것이다.

9일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 2화 '원소주편'이 방영됐다. 이데일리TV.
불과 출시 1년이 되지 않은 원소주의 돌풍은 기존 주류업계의 위기감을 자극했다. ‘전통주’로 분류된 원소주가 온라인으로 판매되자, 주류사들이 꼼수 판매라며 전통주 기준을 재정립하라고 일제히 목소리를 낸 것이다. 현행법상 전통주를 제외한 일반 주류의 온라인 유통은 금지돼 있다. 결국 지난 7월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통주 관련법을 손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CCO는 “원소주는 전통주으로 분류되나, 주세 혜택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통의 방식으로 만든 술이 전통주”라며 “전통주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는 국산 재료를 쓰고 우리 농민을 돕는 이름에 걸맞는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무후무한 ‘증류식 소주 열풍’은 주류업계 경력이 전무한 김 CCO가 이룬 쾌거다. 경력이 없던 것이 오히려 그의 강점이 됐다. 기존 주류업계가 하지 않은 선택을 했고, 이것이 시장에 통했다. 그는 “소주를 소주답지 않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출시 이후 전국 오프라인 영업망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붇는 기존 주류업계의 마케팅 방식을 탈피했으며, 소주하면 떠오르는 초록색병 대신 독특한 디자인에 전통 문양를 새겨 넣었다.

생소한 마케팅 방식과 낯선 디자인, 새로운 맛은, 한편으론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위험 부담이 컸지만, 그는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에 나섰고, 그 결과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데 성공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원소주는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한 적이 없다”며 “SNS에 업로드하고 싶은 술을 만들었고, 입소문이 누적돼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 2화 '원소주편'이 방영됐다. 이데일리TV.
원스피리츠가 ‘술 판매’ 자체가 아닌 ‘문화 전파’에 초점을 맞춘 것도 성공 포인트다. 이미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원스피리츠는 계속해서 오프라인 팝업을 열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원소주가 지향하는 문화를 직접 경험토록 하고 있다.

유일하게 편의점 GS25와 손잡은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그는 “다른 유통 채널들에서는 얼마나 만들어 팔수 있는 지에 대한 제의만 있었다. 그런데 GS25에서는 유일하게 함께 만들어갈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고, 문화를 만들어 팔자는데 뜻이 맞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GS25는 전통주 살리기 프로젝트와 전용 와인 론칭, 업계 최초의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 전국 5000개에 달하는 주류 특화 매장 등 새로운 주류 문화를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터맥주도 이러한 GS25의 주류 전략이 낳은 히트 상품 중 하나다.

기존 주류업계를 탈피한 김희준 CCO의 전략에 원소주는 출시 10개월 넘게 품귀현상을 일으키는 스테디셀러로 안착하며, 박재범 대표의 인기에 힘입어 반짝 성공한 것이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에 통쾌한 일격을 가했다.

원소주클래식. 원스피리츠 제공.
원소주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소주’가 목표다. 원스피리츠의 설립 이유처럼 ‘우리 재료로 만든 우리 술’로서 해외로 나간다. 70개국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원스피리츠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 전 라인업을 론칭하고 판매 안정화 후, 내년부터 본격 수출에 집중한다. 앞으로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할 예정으로, 이를 위해 현재 자체공장과 위탁제조공장의 증설을 진행 중이다. 내년 2분기 북미 시장이 그 시작이다. 단순히 한인마트, 한식당 등 기존 우리 주류업계의 진출 방식이 아닌, 우리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에 녹일 수 있는 유통 채널로 선정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원스피리츠는 오로지 ‘소주’에 집중한다. 김 CCO는 “다른 주종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소주의 세계화’를 일구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묻어났다. 현재 3종 외에도 고도주, 고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지역 양조장들과의 협업 제품 출시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 이와 함께 지역특산주 대표 브랜드로 정착을 위해 강원도와 손 잡고 원소주 원주 공장 증설을 위해 내년 신규 공장부지를 매입하고 공장도 신설한다.

원스피리츠가 내세운 해외 진출 미션은 ‘한국술 인지도 확대’다. 아직 인지도가 미약한 한국 술을 한국 문화의 핵심 중 하나로 알리고, 나아가 좋은 술임을 전파한다는 목표다.

김희준 CCO는 “전 세계적으로 K-컬쳐, 즉 한국 컨텐츠, 한국 음식이 인기 있는 것처럼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음식, 우리 컨텐츠와의 융합을 통해 세계로 진출할 예정으로, 해외 소비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하게 즐기는 방식으로 우리술을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TV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1시 방영됩니다.
‘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는 기업의 경영, 마케팅 전략을 중심으로 대담을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에서는 사전 컨설팅을 통한 깊이 있고 날카로운 질문을 토대로 기업 현안과 과제를 논의한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과 문다애 이데일리TV 기업팀장(기자)이 진행을 맡는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에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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