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가 살포하는 대북전단 문제가 남북 간에 또다시 현안으로 떠올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어제 담화에서 이를 트집 잡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 이를 만류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전단 살포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개성공단 완전 철거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가능성까지 거론한 점으로 미뤄 북한 지도부가 이에 대해 얼마나 불편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사태의 발단이 된 것은 탈북민단체가 최근 김포에서 북한 쪽으로 날려보낸 전단이다. 전단 내용에 포함된 ‘위선자 김정은’이라는 등의 표현에 자극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러한 마찰이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2014년에도 북한이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총격을 가함으로써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에 청와대까지 안보 문제를 들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배경이다.
그러나 대북전단 살포가 탈북민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이라는 점에서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의사 통로가 봉쇄된 여건에서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정부가 이를 법률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지만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위헌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 2년 전에도 대북전단 살포에 앞서 통일부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문제는 북한의 이번 불만 제기가 일방적이라는 사실이다. 자기들이 필요할 때만 판문점 정상회담이나 군사합의 내용을 들어 항의하고 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아군초소 총격 사태가 비근한 사례다. 당연히 군사합의를 어겼으면서도 아직 이에 대해 아무런 사과 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너무 앞서서 반응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북전단으로 인한 불필요한 마찰은 막아야 하지만 설령 마찰이 발생한다고 해도 북한 측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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