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린 박사의 부친인 필립 브린은 “딸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의 참호에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그녀를 죽게 했다”며 “그녀는 죽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노상 토로해왔다”고 전했다. 부친에 따르면 브린 박사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까지 마치 넋이 나간 듯 이 같은 발언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브린 박사는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그 어떤 정신질환을 앓지 않았다고 부친은 전했다.
브린 박사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도 감염됐다고 한다. 열흘간의 요양 끝에 회복한 브린 박사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다시 상태가 악화했다. 결국 병원 측은 브린 박사를 돌려보냈고, 이후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요양을 해왔다.
브린 박사가 근무한 병원은 200명의 환자를 수용하는 규모다. 지난 7일 기준으로만 59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20일이 훨씬 지난 현재 더 많은 사망자를 배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브린 박사의 부고 소식에 미 전역에선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병원 측도 성명을 통해 “브린 박사는 응급실에서 위기에 빠진 환자들에게 최고의 희망을 전해준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 NYT 등 미 언론들은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을 맡은 의료진들이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의료진들에 대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