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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에 올해 안에 역세권 청년주택 850여가구가 들어선다.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청년주택 1호 사업으로 승인을 받은 용산구 한강로2가(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인근)를 비롯해 서대문구 충정로, 마포구 합정동 등 강북지역에서 청년주택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 강남권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현재 강남구 논현동 2개 부지와 송파구 잠실동 등 총 3곳에서 청년주택 공급을 목표로 개발사업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고가 임대료 논란으로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지역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 부지에 도서관·어린이집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확보하고 비싼 월세를 피하기 위해 소형평형대 위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논현역 다이내스티 호텔 부지 첫 착공
역세권 청년주택은 서울시가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여 지하철역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2030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크게 서울시가 직접 공급하는 공공임대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개념의 민간임대로 나뉜다. 공공임대는 주변 시세의 68~80% 수준에서 임대료가 결정되고, 민간임대의 경우 시세 대비 90%까지 가능하다.
서울시는 이달 말 삼각지역 청년주택 착공을 시작으로 올해 1만5000가구의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하고 2019년까지 총 5만 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강남권에 최초로 공급될 ‘신논현역 역세권 청년주택’은 강남구 논현동 202-7번지 다이내스티 호텔 부지에 들어선다. 지하 4층~지상 15층(전용 17~29㎡)짜리 총 295가구(민간임대 210가구·공공임대 85가구) 규모다. 시행사는 에버리치 AMC가 맡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논현역 인근 청년주택 사업계획안은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며 “이달 도계위에서 사업 승인을 받으면 3~4개월 후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2호 청년주택 부지는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논현동 278-4) 인근이다. 현재 상가와 주차장 시설 등이 밀집해 있다. 삼조전력이 시행사로 나서 지하 6층~지상 15층짜리 265가구(전용 19~39㎡)를 공급할 계획이다.
송파구 잠실동에서도 연내 역세권 청년주택 290가구가 들어선다. 사업 부지는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구 신천역)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고액 월세·지역 주민 반발 ‘암초’
서울시가 강남권에 역세권 청년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주변 집값 하락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고액 월세 등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실제 이달 말 착공을 앞둔 삼각지역 인근 청년주택 사업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첫삽도 뜨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현재 강남구 논현동 전용 23~30㎡짜리 오피스텔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90만원 선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 논현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소형 오피스텔로 임대료가 낮은 경우 대부분 시설이 낡고 주변 환경도 좋지 않다”며 “월세가 최소 80만원은 돼야 쾌적한 오피스텔에 거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세가 비싸면 제도 취지와도 맞지 않고 사업 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전용면적을 30~40㎡ 이하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며 “아직 논의 단계이지만 월세는 50만원 이내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사업 취지에 맞게 월세를 추가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에 직장을 둔 젊은층을 위해 강남권에도 청년주택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강남 역세권 청년주택이 성공하려면 민간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70~80%으로 낮추고 임대인에게는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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