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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극우 르펜, 시위 덕에 대권 '성큼'…마크롱 지지율 15%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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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25 09: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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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선두·멜랑숑 2위…중도 몰락
멜랑숑 "매주 시위…나가는 문뿐"
르펜 "집권 6개월 내 우크라 지원 중단"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프랑스를 뒤흔든 시위 사태의 반사이익을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챙기고 있다. 르펜이 대선 여론조사 선두를 굳힌 가운데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이 2위로 올라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로 추락해 중도 진영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의원.(사진=AFP)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의원.(사진=AFP)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BVA가 르파리지앵 의뢰로 지난 21~22일 성인 1500명을 조사한 결과 르펜은 선두를 지켰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를 이끄는 멜랑숑은 중도 후보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멜랑숑의 1차 투표 지지율은 약 17%로, 중도 진영의 유력 주자인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약 15%)를 앞선다. 도박사들도 르펜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르펜이 당선되면 1945년 이후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대 강국에서 극우가 집권하는 첫 사례가 된다.

FT는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방화·약탈이 르펜이 늘 경고해온 ‘무질서’를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고 분석했다. 르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이민 정책 공격의 소재로 삼았다. 르펜은 이번 주 정부가 나라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르펜은 유럽의회 자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전자발찌를 찬 채 선거운동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처지지만, 25일 중부 오를레앙에서 대선 선거운동을 공식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15%로 역대 최저다. 10년 가까운 집권 기간 성장은 부진했고, 최대 치적인 연금 수령 연령 상향(62→64세)마저 반발에 밀려 동결됐다. 2024년 의회 과반을 잃은 뒤로는 예산안 처리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스스로를 “제5공화국에서 가장 약한 총리”라고 불렀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년 5월 퇴임한다.

민심도 흔들리고 있다. 클러스터17이 지난 19~22일 실시한 조사에서 시위 지지율은 53%로 과반을 유지했지만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시위가 빨리 끝나길 바란다는 응답은 59%로 6%포인트 늘었다. 오독사 조사에선 프랑스 경제의 앞날을 비관하는 응답이 90%로 역대 최고였다.

멜랑숑은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파리 행진에 참가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지금 상황을 보면 그는 이런 일이 매주 반복될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아직 굴복할 시간은 있다. 그 뒤엔 나가는 문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달 5일부터 총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르펜이 집권하면 프랑스의 노선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르펜은 이달 FT 인터뷰에서 집권 6개월 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끊겠다고 밝혔다. 르펜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했고, 이후 당(당시 국민전선)은 퍼스트 체코-러시아은행에서 1100만유로(약 164억원)를 빌렸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뒤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실린 선거 전단 120만장을 폐기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분담금을 줄이고 집행위원회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이민 정책은 더 강경해진다. 사회주택·복지·공공 일자리에서 자국민을 우선하는 ‘국민 우선’ 원칙을 헌법에 넣기 위한 국민투표, 공공장소 히잡 착용 금지도 추진한다.

일각에선 르펜이 집권하면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처럼 온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FT는 대통령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이탈리아와 달리, 세계 강국의 전통을 지닌 프랑스에서 르펜은 서방 동맹과 거리를 둘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경제 공약은 엇갈린다. 르펜은 국가부채 비율을 낮추는 예산만 통과시키도록 하는 ‘황금률’ 국민투표를 제안하면서도 감세와 지출 확대를 함께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필리프 아기옹은 FT에 “르펜은 경제를 하나도 모른다”고 혹평했다.

FT 칼럼니스트 사이먼 쿠퍼는 “내년에 닥칠 일은 올해를 평온했던 해로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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