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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조 뭉칫돈 몰렸다" 곳간 두둑해진 기업들 정기예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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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09.06 09: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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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정기예금 1005조원 돌파
8개월 새 기업예금 53조원 증가
전체 정기예금 증가분 80% 차지
수출 호조·기업대출 확대 영향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기업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다. 수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여유자금이 늘어난 데다 기업대출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기업이 은행에 맡기는 돈 자체가 불어난 영향이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은행들이 기업의 여유자금을 요구불예금 대신 정기예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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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05조 231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939조 2863억원)과 비교하면 약 65조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기업 자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가계와 기업 자금을 모두 포함하는데 지난해 말 이후 늘어난 약 60조원 가운데 약 50조원이 기업 정기예금 증가분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정기예금은 지난해 말 390조 9803억원에서 8월 말 444조 2064억원으로 53조 2261억원 늘어났다. 전체 증가액의 80% 이상이다. 전체 정기예금에서 기업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못 미치지만, 증가분 대부분은 기업에서 나온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 요구불예금은 약 10조원 줄었다. 지난해 말 5대 은행의 기업 요구불예금 잔액은 295조 2724억원, 8월 말 잔액은 284조 439억원이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기업이 당장 쓰지 않는 자금을 잠시 보관하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하다. 기업의 정기예금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요구불예금은 감소하면서 기업 자금의 이동이 나타났다.

기업의 ‘곳간’ 자체가 두둑해진 점이 우선 영향을 미쳤다. 수출 호조와 일부 주요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기업에 들어오는 현금이 늘면서 여유자금이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이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도 기업 예금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을 강화하면서 기업으로 공급되는 자금이 늘고 있어서다. 기업이 대출받은 자금을 모두 즉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설비투자나 원자재 구매 등 실제 자금 집행 시점까지 대출금 일부가 은행 계좌에 머무를 수 있어 기업대출 증가가 기업 수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이 기업 자금의 이동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업의 여유자금은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지면서 일정 기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자금은 정기예금에 넣어 이자수익을 확보할 유인이 커졌다.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 자금을 정기예금으로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향후 예금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어서다. 이에 기업의 여유자금을 비교적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AI 관련 업종의 실적이 좋아서 여유자금이 늘어났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는 이 여유자금들이 요구불예금으로 흘러간다. 지금 흐름을 보면 은행들이 기업의 여유자금을 1년 미만의 단기 정기예금으로 전환을 유도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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