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 둔화에 인플레 재가열...이란 전쟁 전부터 경기 탄력 약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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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3.14 00:53:30

4분기 GDP 성장률 0.7%로 대폭 하향
1월 근원 PCE 물가 3.1%...2년 만에 최고
실질 소비 증가율 0.1% 그쳐...경기 둔화 신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경제가 지난해 말부터 성장 동력을 잃기 시작했고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란 전쟁까지 겹치면서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미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간) 경제분석국(BEA)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0.7%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된 잠정치 1.4%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1.5%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직전 분기 성장률이 4.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난해 말 크게 둔화한 셈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미국 경제가 2.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발표치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소비 지표 역시 둔화 조짐을 보였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1월에 전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말 쇼핑 시즌 이후 상품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월 기준 전월 대비 0.3% 상승했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0.4% 올라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PCE 물가가 2.8%, 근원 PCE 물가는 3.1% 상승했다. 특히 근원 PCE 상승률은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1월 물가 상승은 서비스 가격이 주도했다. 에너지와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도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최근 미국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고용은 감소하고 실업률은 상승하면서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다시 커졌다. 여기에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 심리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도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로 가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3월 55.5로 전월(56.6)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52.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이란 공격 이전에 완료된 설문에서는 전월 대비 심리 개선이 나타났으나, 이후 9일간 수집된 응답에선 심리가 악화하며 초기 설문의 개선분을 완전히 상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휘발유 가격 상승을 즉각적으로 체감했으나, 다른 품목으로 가격 상승이 얼마나 전가될지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와 리디아 부수르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중동 분쟁은 에너지 가격 상승, 금융 여건 긴축, 기업 불확실성 확대, 공급망 압박 등을 통해 미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소비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임금 상승과 세금 환급 확대가 일부 소비 여력을 지원할 수 있지만, 높은 물가와 고용 둔화가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는 악화하고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은 연준의 통화정책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아질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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