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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무얼 먹어야 할까. 농진청 산하의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지는 한반도에서 키울 수 있는 대체과일·채소를 연구하고 직접 길러보는 중이다. 아열대 과일과 채소 각 10종씩을 선정해 국내에서도 원활히 재배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해 식량 공급을 다변화하고 식량위기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과일의 경우 망고, 패션프루트, 바나나, 파파야, 올리브 등의 품종을 육성하고 기후 적응성 평가, 재배기술 시험·연구를 벌이는 중이다. 망고는 2014년 약 1만톤(t)이 수입됐지만 2023년엔 약 2만7000t으로 수입량이 두 배 넘게 늘었고 2024년엔 10월까지만 3만 1000t이 수입될 만큼 국내에서 인기가 많다. 그렇다고 수입에만 기댈 수 없기에 연구소가 앞장서서 애플망고의 국내 재배를 확대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수입망고가 동남아 현지에서 먹을 때와 맛이 다른 건 해충 유입을 막기 위해 수입 전에 60도 온탕에 담그거나 찜질 처리해서 방제하기 때문”이라며 “국내산 애플망고는 그런 절차가 필요 없는데다 맛도 차별화해 고급과일, 선물용 과일이란 인식이 자리 잡았고 농가 소득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배 농가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아열대 과일 재배면적은 2018년 117 헥타르(㏊)에서 2023년 221 ㏊로, 재배 농가 수는 같은 기간 426가구에서 707가구로 증가했다. 망고를 키우는 농가가 319가구로 가장 많고 패션프루트 144가구, 바나나 67가구 등이다.
아열대 채소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장수 비결’로 소문난 여주를 키우는 농가가 260곳으로 전체(644가구)의 40%를 차지한다. 카레의 재료인 강황은 177가구에서 재배 중이다.
연구소의 품종 개발은 계속된다. 애플망고만 해도 당도가 높고 수확기가 다양한 알폰소, 피커링과 같은 품종을 시험재배하고 있다. 병충해로부터 안전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재배 기술도 계속 개발하는 중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보다 한반도 기온이 더욱 올라 기존 작물의 재배지가 줄어들게 될 때를 대비해서 새 품종,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라며 “온도가 올라 온실 아닌 노지에서 모두 키울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과거의 사과와 배처럼 저렴한 가격에 아열대 과일·채소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는 양날의 검”이라며 “위기 의식은 분명 있지만 이를 긍정적인 기회의 요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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