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니서 쿠데타 시도…대통령 억류 추정

김무연 기자I 2021.09.06 08:05:07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이 이끄는 특수부대가 주도
UN 등 국제기구 비판 한 목 소리
콩데, 헌법 개정후 장기집권 시작해 비판받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정예 특수부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을 억류했다. 쿠데타 주도 세력은 정부를 해산하고 육로와 항공 국경을 폐쇄했다고 자국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쿠데타 세력이 억류했다고 주장하는 알파 콩데 기니 대통령의 모습(사진=RTG 방송 캡처)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인 마마디 둠부야가 이끄는 기니군 정예 특수부대가 알파 콩데 대통령의 신원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둠부야는 기니 국영방송인 라디오텔레비전기니(RTG)에 출연해 “빈곤과 고질적인 부패로 알파 콩데 대통령을 해임했다”라면서 “헌법을 다시 쓸 것”이라고 쿠데타 이유를 밝혔다. 쿠데타 세력은 억류한 콩데 대통령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 근처에서 총성이 발생했다. 군 소식통은 로이터에 대통령이 공개되지 않은 장소로 옮겨졌고, 콩테 대통령 외에 고위 정부 관리 수 명이 억류됐다고 전했다. 다만, 기니 국방부가 쿠데타 세력을 격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외신 발표도 엇갈리고 있다.

유엔(UN)은 즉각 쿠데타를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기니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알파 콩데 대통령의 즉시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내에서도 기니 쿠데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ECOWAS) 의장인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지역의 강대국으로 꼽히는 나이지리아 또한 헌법 질서의 복귀를 촉구했다.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콩데 대통령은 2015년 재임에 성공했다. 기니 기존 헌법상 대통령의 연임은 한 차례로만 제한돼 있지만, 콩데 대통령은 3선을 위해 지난해 3월 헌법을 개정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3선에 성공했다.

기니 내부에서는 기니 민주화 이후 처음 선출된 민선 대통령인 콩데 대통령이 외려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콩데 행정부는 국고를 보충하기 위해 세금을 급격히 인상하고 연료 가격을 20% 올려 국민들로부터 터 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알렉시스 아리에프 미국 의회 조사국 아프리카 담당 분석관은 “반란과 쿠데타가 서아프리카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에서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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