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의미를 갖는 ESI 순환변동치에서 주목할 점은 이 지표가 사실상 기준금리 결정의 선행지표 성격이 있다는 점이다. 즉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오래지않아 기준금리 인상이, 100을 밑돌면 머지않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100이라는 기준점과 무관하게 횡보시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 기조가 멈췄다. 또 3개월 이상 횡보 이후에는 추세가 반전되는 때가 많았던 모습을 보여 왔다.
사족이지만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2009년 9월 ESI 순환변동치 100 회복과 2010년 7월 기준금리 인상 재개 사이 시차가 1년 가까이 벌어진 이유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즉 당시 MB정부가 들어선 이래 저금리 고환율 정책으로 귀결되는 747정책에 따라 인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ESI 순환변동치가 당장 오름세로 전환키는 어려워 보인다. 한은도 4월 ESI가 4포인트는 올라줘야 ESI 순환변동치가 상승반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오르는게 평상시에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우선 최근 기업과 소비자 심리지수가 상승 추세로 오늘 발표된 3월 ESI도 95를 기록, 지난해 11월 87 이후 4개월째 오름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BSI 역시 3월 업황 BSI가 제조업은 4포인트, 비제조업은 3포인트씩 오른 75와 68을 기록했고, 4월 업황전망 BSI 또한 제조업은 4포인트 오른 80, 비제조업은 2포인트 상승한 71을 보이고 있어서다. 절대 수치가 여전히 100 아래지만 꾸준히 ESI 순환변동치 상승반전 기대감을 주기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한꺼풀 벗겨봐야하는 점도 있다. 최근의 기대심리 상승이 신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에서 온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일 정부는 올해 경제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3%로 급격히 하향조정하면서 경기부양 의지를 천명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2분기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기존 9조원으로 유지했다. 그간 정부와 한은이 강조해온 정책공조의 첫 단추가 엇박자를 낸 셈이다. 한은 금통위원들은 전일 결정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한 금통위원은 “매분기 통상적으로 한도를 정하는 것으로 현재 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유지한 것일 뿐”이라며 “별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다음달 11일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의 초강수 속에 한은이 어떤 결정을 할지 ESI 순환변동치 흐름과 연계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