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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정부에서 힘을 얻었던 친환경 관련주들은 최근 ‘트럼프 대세론’이 부각하면서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위기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과정에서 말을 더듬거나, 초점을 잃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고령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미국 CBS방송은 30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지난 28과 29일(현지시간) 전국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교체설이 돌기도 했다.
토론회 이후 지지율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레거와 뉴욕포스트가 28일(현지시간)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8%포인트 낮은 42%의 지지율을 얻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내용 자체는 기존에 나왔던 발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으나 전반적인 기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밀리는 듯한 인상을 시장이 대부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세론이 불거지면서 친환경 관련주들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화석연료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핵심 대변인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파리기후협약을 다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법부가 통과시킨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정책 강화 기조는 고물가·고금리·전쟁에 동력이 다소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정책 흐름은 실적 및 밸류에이션 모두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관련 섹터에 대한 보수적 접근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1월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여러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당장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는 15일부터 공화당 전당대회가 시작되고, 8월 중순에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다. 9월에는 2차 TV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양당 전당대회 개최 등 미국 대선 영향권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노출되면서 수혜업종과 금리 등을 중심으로 시장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다만, 대선 전까지 또 한 번의 TV 토론회가 남아 있어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