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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민 기자] 올해 들어 가뭄이 지속되면서 양파와 감자 등 노지 밭작물 작황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 흐름속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이들 채소의 가격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5일 기상청 수문기상 가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간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104.2㎜)의 5.6% 수준인 5.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1~5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160.7㎜로 평년(310㎜)의 52%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뭄 탓에 노지 밭작물을 중심으로 채소 작황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4~5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적은데다 일교차도 커 양파와 마늘의 작황이 지난해보다 부진하고, 단위당 수확량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초만 해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던 양파의 경우 가격 하락으로 인해 재배 농가가 줄면서 재배 면적도 감소했다. 아울러 건조한 날씨와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시장에 나가는 A급 상품의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오르고 있다.
마늘 역시 제주를 제외한 전국 주요 산지에서 생육지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 마늘 주산지 일조시간은 평년 대비 많았지만 강수량이 적고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것이 원인이다.
감자도 가뭄과 건조한 날씨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농업관측센터는 노지 봄감자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6.7~10.2% 감소한 34만1000~35만4000t(톤)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재배면적 축소에다 가뭄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가격 인상 폭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양파 15kg 도매가격은 1만7840원으로 1년 전 9075원보다 97% 올랐다. 감자는 20kg 도매가가 3만8120원으로 1년 전의 2만4284원보다 57% 상승했다.
일조량과 물이 작황에 큰 영향을 주는 노지 재배 옥수수 역시 가뭄이 가격 불안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이달 중순까지도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맺더라도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