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됐지만, 감염병을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하는 진단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바이오협회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 팬데믹 대응을 위한 차세대 진단기술’ 리포트를 통해 감염병 진단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PCR 기반 핵산 검출
PCR은 효소 복제를 통해 시험관 내 특정영역이 핵산을 기하급수적으로 증폭하는 중요한 생화학 및 분자 생물학 기술이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는 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qRT-PCR) 진단법이 사용되고 있다. 해당 진단법은 정확도가 면역진단방법 대비 높지만, 장비의 소형화와 진단시간 단축에 제약이 있다. 전문 진단설비를 갖춘 대형병원이나 임상검사실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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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범위 온도(60~70도)에서 DNA를 증폭시키는 고리매개등온증폭(LAMP) 기술은 열 순환 과정을 단순화하고 분석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PCR보다 빠르게 DNA를 증폭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역전사고리매개등온증폭법(RT-LAMP)’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RT-PCR과 비슷하게 환자 타액이나 코, 목구멍 등에서 검체를 채취해 특정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식별해 감염 여부를 판별한다. 1시간 내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석 설계가 RT-PCR 대비 복잡하고 추가 최적화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항원 면역학적 검사
뉴클레오캡시드(nucleocapsid, N)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가장 풍부한 단백질이며 SARS-CoV 검출을 위한 진단 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 비인두 흡인물, 소변 및 대변 등에서 검출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항원은 면역조직화학(IHC) 및 효소 결합 면역흡착 분석(ELISA)과 같은 일반
적인 단백질 검출 기술로 검출할 수 있다. 특히 ELISA는 비용 효율성과 작동 용이성으로 인해 실험실 단백질 검출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바이러스 항원 검사는 qRT-PCR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을 때 경제적이고 편리한 진단 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위양성 및 위음성이 높아 특이도 및 민감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항원/항체 현장검사
혈청학적 검사는 항원 단백질 또는 체내에서 생성된 항원에 대한 항체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혈액에서 IgM 및 IgG를 검출한다. 특히 측면 유동 면역분석법(LFIA)은 항원을 검출하는 방법과 항체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항원검사법은 ELISA의 Sandwich 법과 원리가 동일하다. 감염뿐만 아니라 환자 회복 상태 추정, 치료 효과, 역학 조사, 백신 유용성 등을 평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과정이 단순하고 고가 장비가 필요치 않다. 항원 또는 항체 존재 여부도 15분 이내 알 수 있어 최적의 현장검사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항체 현장검사는 감염 초기 진단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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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진단기술이 차세대 유망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미국 신생 바이오벤처인 셜록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기술 SHERLCOK이 대표적이다. 유전자가위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리보핵산(RNA)을 잘라낼 수 있다. 잘라낼 RNA에 형광물질을 달아 놓은 뒤 코로나바이러스를 인식했을 때 이 RNA를 자르도록 조건을 설정해두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있을 때만 형광물질이 떨어져 나가는 방식으로 진단키트를 만들 수 있다.
즉,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식별할 경우 이 유전자를 절단하도록 하는 동시에 형광분자 신호를 생성하도록 만들어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우수한 분석 감도와 민감도를 가져 임상 진단에서 위양성 및 위음성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유전자 가위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툴젠이 지난 2017년 분자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또한 분자진단 전문기업 바이오니아(064550)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 지플러스생명과학과 엔세이지가 코로나19 등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