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신문은 아소 부총리 겸 재무성 장관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일본 정부가 결정한 뒤 “그 물을 마셔도 별일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소 부총리는 이어 일본이 방류하게 될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중국이나 한국이 바다에 방출하고 있는 것보다 낫다”는 발언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결정이 “과학적 근거에 토대를 두고 있다”며 “더 빨리 결정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은 “그럼 바다에 버리지 말고 너희들 생수로 써라”, “그 좋은 거 너나 실컷 마셔라”, “꾸준히 먹어서 임상실험해봐라”, “일본 식수로 공급해라”, “다 마셔서 없애라”라는 등 분노를 쏟아냈다.
일본은 그동안 여러 차례 유출, 누수라며 실수인 듯 오염수를 ‘흘려’ 왔다. 그때마다 아소 부총리처럼 “오염된 어류를 먹는다고 해서 곧바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어민들과 소비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13년,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 이후 국내 전통시장은 40%, 대형마트는 20%, 수산물 소비가 줄었다.
당시 “방사능에 피폭된 일본 생선이 원산지를 속여서 국내 수입돼 기형까지 유발한다”는 괴담이 퍼지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일본 정부가 뭔가 은폐하고 있다는 소문이 급속히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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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 의혹을 받은 후쿠시마한 농산물이나 먹거리를 굳이 올림픽에 쓰겠다는 이유로 안전을 내세웠다.
그러나 일본 의학자와 병리학자 8명이 후쿠시마현 니혼마츠 시의 방사능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들이 국제 학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7년 니혼마츠 시에서 측정된 버섯 가운데 무려 40.7%가 발암물질인 세슘 137의 기준치 100 베크렐을 초과했다. 그런데 후쿠시마현이 홈페이지에 발표한 버섯의 세슘 수치는 일본 학자들의 논문에 비해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도쿄올림픽 식자재의 방사능 수치와 관련해 공식 자료를 요청했지만 도쿄 조직위는 후쿠시마현 홈페이지 자료를 참조하라는 통보만 해왔다.
이번에도 일본 정부는 2번의 정화를 거친 뒤 바닷물에 희석해 장기간에 걸쳐 방류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오염수의 70%가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을 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제적인 논란이 이어졌다.
도쿄신문도 “방출 총량 규제 없이 원전 오염수를 장기간 흘려 보낼 때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며 “희석 능력을 과신하다 300명이 넘게 숨진 ‘미나마타병’(수은 중독성 신경질환) 교훈을 잊었느냐”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수산업계는 오염수 방류가 우리 바다를 비롯해 수산물에 미치게 될 영향을 정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수산물은 전체 수입량의 2% 정도로, 연간 3만 톤이 국내에서 유통된다.
후쿠시마를 비롯한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은 금지되고 있고, 나머지 지역의 수입물량은 통관 때와 경매장에서 검사를 거친다. 지난해 6056건의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이미 2011년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일본산 수산물에 원산지 검사와 단속 역량을 집중해 주요 관리 품목 8개에 대해서 원산지를 전부 단속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아울러 일본이 해상 방류를 실행에 옮기는 2023년까지는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와 원산지 허위 표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원산지 판별 기법을 개발하는 등 종합적인 ‘원산지 관리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