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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프랑스가 만든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김형욱 기자I 2015.12.03 05: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프랑스 회사가 만들면 미니밴(다목적차·MPV)도 뭔가 다르다. 시트로엥의 7인승 MPV 그랜드 C4 피카소의 첫인상이다. 이름부터 다르다. 세계적인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Picasso)의 이름을 땄다. 이 이름에 대한 정식 라이센스도 있다.

7인승 MPV라면 아무래도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모델을 보면 어떻게 미니밴도 색다를 수 있는 지 보여주려 한 듯하다.

시트로엥 피카소 라인업은 5인승인 C4 피카소와 7인승 그랜드 C4 피카소 2종이 국내 판매 중이다. 모두 2013년 유럽에 출시한 신모델로 국내엔 지난해 처음 소개됐다. 이중 그랜드 C4 피카소는 지난해 3월 2.0 디젤 엔진 모델이 먼저 나오고 올 8월 1.6 디젤이 추가됐다. (사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외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외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외관
안팎으로 재치가 넘친다. 앞 주간주행등(DRL)이 전조등(헤드라이트) 위에 있다. 그릴은 다른 차보다 작은 대신 시트로엥 특유의 라인이 있다. DRL과 이 라인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후미등(리어라이트)의 디자인도 독특하다.

실내도 독특하기는 마찬가지다. 앞유리와 앞좌석 옆 유리 사이의 기둥(A필러)가 나뉜 건 시트로엥 특유의 디자인이다. 시트의 문양도 전체적인 디자인과의 조화를 고려한 듯 대칭이다. 미니밴이지만 고성능 모델처럼 손으로 수동 변속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있다. 스티어링 휠(핸들)도 스포츠카처럼 ‘D컷(완전히 둥글지 않고 아래를 깎은 D자 모양)’이다.

전형적인 기어박스가 없다. 메르세데스-벤츠처럼 핸들 오른쪽 뒤에 변속을 조작하는 봉이 있다. 벤츠와는 또 다른 디자인이다. 처음 접하면 익숙지 않다. 그 대신 운전·보조석 사이 공간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수납함으로 변모한다. 수납함이 너무 깊어 물건을 꺼내기 번거롭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주간주행등(DRL) 및 전조등(헤드램프) 디자인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독특한 디자인의 후미등(리어라이트)
두 갈래로 갈라진 독특한 디자인의 시트로엥 그랜드 C4 A필러(앞유리와 앞좌석 옆유리 사이 기둥).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변속 레버. 운전대 오른쪽 뒤편에 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운전-보조석 중간 수납함. 통상적으론 기어 박스가 있지만 이를 운전대 쪽으로 옮기며 넓직한 수납 공간이 완성됐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운전-보조석 중간 수납함. 통상적으론 기어 박스가 있지만 이를 운전대 쪽으로 옮기며 넓직한 수납 공간이 완성됐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운전석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핸들 뒤 패들 시프트.
편의성도 의외로 좋다. 100% 디지털화한 계기판은 직관적이다. 시간, 속도, 엔진회전수(RPM), 평균 연비까지 많은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후진기어를 넣으면 후방센서·카메라가 된다. 이런저런 주행 정보 대신 사진을 볼 수도 있다. 화가의 이름을 딴 유일한 차답다.

아틀란 맵 내비게이션이 있는 가운데 화면도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필수인 USB커넥터도 두 개가 나란히 있다.

미니밴인 만큼 공간 활용성도 훌륭하다. 넉넉한 5인승 공간에 좁지만 셋째 줄에 두 명이 더 탈 수 있다. 뒷좌석을 아예 다 접어 화물차로도 활용 가능하다. 트렁크 내엔 손전등도 구비돼 있다. 시승한 고급 모델엔 보조석 다리받침도 펼칠 수 있다.

대부분 MPV가 그렇듯 뒤 시야를 위한 거울 위에 실내를 조망하는 볼록 거울이 하나 더 있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유용할 듯하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계기판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계기판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계기판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앞좌석(1열) 모습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는 후사경(백미러) 위에 실내 공간을 볼 수 있는 별도의 볼록 렌즈가 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앞좌석(1열)에서 바라본 2~3열 모습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뒷좌석(2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뒷좌석(3열). 통상적인 7인승 MPV가 그렇듯 무릎 공간이 넉넉지 않은 보조석이다.
시승 모델은 배기량 2.0리터 디젤 엔진의 2.0 블루HDi. 그중에서도 최고급 옵션인 익스클루시브(5090만원)이었다. 그랜드 C4 피카소는 올해 출시한 고연비의 1.6 인텐시브(3990만원)와 2.0의 기본형인 인텐시브(4390만원), 중간급 인텐시브+(4770만원)과 시승한 최고급 모델 4종이 있다.

모두 6단 자동변속기와 전륜구동(앞바퀴굴림) 시스템을 기본 탑재했다.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3 18인치 타이어를 기본 장착했다.

2.0 모델인 만큼 성능은 무난했다. 큰 차체이지만 직선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좋았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m다. 그러나 실연비는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었다. 서울 도심을 평균 시속 29㎞(정차시간 포함)로 약 120㎞ 달린 결과 평균 연비는 11.9㎞/ℓ였다. 시승 때 다소 막힌 측면도 있다. 국내 공인 복합연비는 14.0㎞/ℓ(도심 13.0, 고속 15.6)다.

어차피 속도의 즐거움을 즐기는 차가 아니라면 올해 추가한 1.6 모델을 추천한다. 힘은 약 20% 줄지만 그만큼 연비가 좋다. 1.6 모델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m에 복합연비는 15.1㎞/ℓ다. 가격도 낮다. 또 굳이 7인승까지 필요 없다면 5인승인 C4 피카소 2.0(4190만원)을 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성능은 그대로지만 연비는 14.4㎞/ℓ로 더 좋다.

시트로엥식 프랑스 감성에 공감하면서도 편의성도 포기할 수 없는 가족에 추천한다. 참고로 국내에선 처음 출시한 지난해 약 200여대, 올해 10월까지 190대 등 총 500대 남짓의 가족이 이 차를 선택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앞좌석의 USB 커넥터. 2개가 나란히 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모습.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내장 내비게이션. 아틀란 맵이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파노라마 선루프.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보조석 종아리 받침대 조작 버튼.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보조석. 버튼을 누르면 종아리를 받치는 쿠션이 올라온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보조석. 버튼을 누르면 종아리를 받치는 쿠션이 올라온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3열(혹은 트렁크)을 접은 모습.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앞좌석을 뺀 2~3열(혹은 트렁크)을 모두 접은 모습.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3열(혹은 트렁크)에 비치된 손전등.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엔진룸.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기본 타이어. 2.0 익스클루시브 모델 기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3 18인치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2.0 국내 공인 복합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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