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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발 아래 누웠더니 '낙원'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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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15.07.03 06: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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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
최종 선정작 '지붕감각' 서울관 앞마당 설치
바닥엔 소나무톱밥 깔아 정취 더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마당에 설치한 건축가그룹 SoA(이치훈·강예린)의 설치작품 ‘지붕감각’. 철제기둥에 갈대발을 얹어 만든 대형 구조물이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바람이 발에 닿아 내는 소리나 비가 오면 갈대발 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한여름 쉬다가 갈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마당에 갈대발로 지붕을 삼은 대형구조물이 설치됐다. 갈대를 1.5m길이로 잘라 엮은 갈대발을 철제기둥 사이로 칭칭 늘어뜨려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원형공간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뉴욕현대미술관·현대카드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8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의 최종 건축가로 선정한 SoA(이치훈·강예린)의 설치작품 ‘지붕감각’이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뉴욕현대미술관이 젊은 건축가를 발굴해 프로젝트 기회를 주고자 1988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건축설계 공모 프로그램이다. 최종 건축가로 선정한 팀이나 건축가에게 제작비와 전시공간을 지원해 실제로 구현할 기회를 준다. 2010년부터 칠레와 이탈리아, 터키 등의 공공미술관에서도 진행했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처음 열렸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예린은 “건축적 요소로서 ‘집’의 감각을 끌어오려 했다”며 “바람에 민감하고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갈대를 재료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기간이 여름인 것을 감안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길 바라는 의도에서다. 이치훈은 “서울관 마당에는 그늘에 앉아 바람을 맞을 공간이 없었다”며 “원래 건축이 가지고 있던 기능을 떠올리면서 전통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SoA는 건축학을 전공한 이치훈과 지리학·건축학을 전공한 강예린이 2010년 만든 건축가그룹이다.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비롯해 2014년 ‘남가좌동 다세대주택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설치에 쓴 갈대는 한국에서 구할 수 없어 중국 산둥성에서 공수해왔다. 총길이가 2.5㎞에 달한다. 장마철 보수 등을 고려해 500m가량의 여분도 준비했다. 갈대발 지붕 아래 원형공간에는 소나무 톱밥을 깔아 자연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갈대로 만든 가구도 비치했다. 실제 안으로 들어가 보면 한여름 앞마당에 장대를 세워 갈대발로 그늘을 만들어 놓은 시골집의 분위기가 난다.

이외에도 서울관 내 제8전시실에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최종 후보군에 오른 국형걸, 네임리스건축(나은중·유소래), 씨티알 플롯(오상훈·주순탁), 건축사사무소 노션(김민석·박현진)+빅터 장의 설계도와 모형 등도 전시한다. ‘지붕감각’은 9월 30일 이후 철거할 예정이다. 4000원. 02-3701-9500.

설치작품 ‘지붕감각’의 아래 휴게공간에 들어서면 한여름 장대를 세워 갈대발로 그늘을 만들어 놓은 시골집 마당이 떠오른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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