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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환율은 미국의 관세 관련 소식에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보편관세 부과에 대해 보류했다는 소식에 장중 환율은 1432.9원까지 내려가며 전 거래일 대비 18.8원 급락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다음 달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얘기가 전해지자 환율은 오전 9시 57분께 1443.9원으로 10원 이상 튀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를 여전히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면서도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공언했던 것과 달리 취임 첫날 추가 관세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달러화는 급격히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한때 107.86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최근 달러인덱스가 110포인트를 상회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다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보편 관세’ 정책에 안도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실행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보편관세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전히 달러 강세를 경계하며 환율 상승 불안을 떨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대중국 관세와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잠재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시장에는 우려보다는 안도감을 줬지만, 향후 변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해 있어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부를 좀 더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분명한 것은 관세 부과가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며 “무역 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감세 연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관세가 가장 매력적인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관세 부과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완급 조절로 당장은 되돌림이 나올 수 있지만, 멀리보면 달러 강세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