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후 개최된 외교단 모임에서, 두바이 주재 각국의 외교관들이 우리 대통령 방문을 통해 나타난 한-UAE 간 끈끈한 관계에 놀라움을 표했다. 만나는 UAE 인사들마다 지금까지 필자에게 대통령 방문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오며, 한-UAE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한다. 특히, 이번 대통령 방문을 통해 한-UAE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고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가 중동 및 세계에 더욱 각인될 것이라는 기분 좋은 말도 해준다.
UAE는 국제 전시회 개최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올해 우리는 두바이 및 인근 도시 샤르자에서 개최되는 주요 국제전시회에 최초로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두바이 국제치과기기전시회(2월), 월드아트두바이(3월), 샤르자 국제도서전(11월) 등이 우리와 주빈국 협력을 요청해 왔으며, 이들 전시회들은 각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행사들이다.
그동안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UAE와 긴밀한 협력을 해왔으나, 필자가 기억하기에 이곳에서 개최되는 국제 전시회에 주빈으로 참가한 사례는 없었다. 이 같은 발전은 우리의 달라진 위상을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라 할 수 있으며, 이 시점에 이뤄진 우리 대통령의 방문은 양국 간 협력의 흐름에 가속도를 붙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국빈방문의 또 다른 의의는 정상 간 두터운 유대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 많은 중동 국가들은 왕정 국가인 만큼 `톱다운`(Top-Down) 형태의 의사결정이 지배적이다. 이와 더불어,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상당 부분 국영기업 형태로 민·관이 유기적으로 연계돼있는 특성상 우리의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기 위해서 정상 간의 인적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월 17일 ‘미래비전포럼’ 참석차 두바이 혁신지향성의 상징인 미래박물관을 방문해 동 박물관 외벽에 둘러 새겨진 문구 ‘미래는 그것을 상상하고 디자인하며, 구현하는 사람의 것이다’에 담긴 두바이 통치자의 철학에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한-UAE 양국의 이 같은 긍정적 미래비전에 대한 공감대는 서로의 관심과 고민에 대한 이해로 이어질 것이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문을 열어줄 것이다.
중동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자주 만나면 신뢰가 쌓이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는 곳이 중동이다. 어디에나 통용되는 당연한 이치로 들릴 수 있지만, 중동지역에서 20년 이상 보낸 필자의 외교관 생활을 뒤돌아보면 중동에서만큼은 인적 네트워크보다 중요한 것이 달리 없다고 여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우리 대통령의 UAE 방문은 한-UAE, 나아가 한-중동 관계를 보다 발전적인 관계로 이끌어 나갈 촉매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