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이 미래다]"고소득 전문직, 대기업 임직원 대상 리테일 영업 확대로 수익 늘려"

김범준 기자I 2019.03.15 06:00:00

경제한류 현장 르포(下) 인도네시아
최정훈 印尼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
부실 낮은 연금수급자 등 소매영업 강화
"올해 1억2000만 달러 영업익 달성 목표"

최정훈 우리소다라은행장이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우리소다라은행(BWS)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지며 프론트 데스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작년까지는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고 지역점포 확장 등 양적성장을 이뤘습니다. 올해는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현지화)’ 및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디지털화)’에 더욱 집중해 시장점유율과 수익은 확대하고 리스크는 줄이면서 현지 중·대형 은행권 진입 등 질적성장을 이룰 것입니다.”

최정훈(61·사진) 우리소다라은행(BWS) 법인장은 지난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상업지구 에스쩨베데(SCBD)에 위치한 우리소다라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향후 경영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2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은행업을 시작했다. 최근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된 옛 외환은행을 제외하면 한국계 시중은행 중 최초다. 지난해 말에는 자카르타 법인과 제3의 도시 반둥(Bandung)에 본점을 두고 있던 우리소다라은행을 하나로 합쳐 자카르타 SCBD 트레저리(Treasury) 빌딩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등 물리적 합병도 마무리했다.

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상업지구 에스쩨베데(SCBD) 트레저리(Treasury) 빌딩 26층에 위치한 우리소다라은행(BWS) 본점 영업부 전경. 국내 여느 우리은행 영업점 모습과 흡사하다. (사진=김범준 기자)
최 법인장은 “지난해 9월 우리소다라은행장으로 취임하고 본점 합병 및 이전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리테일금융과 기업금융의 균형잡힌 사업확대, 보험·증권·캐피탈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 등으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및 본격 현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성공요인으로는 빠른 현지화와 그에 적합한 최적화가 꼽힌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 현지 기업금융 뿐만 아니라 리테일(소매금융) 영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율이 낮은 연금수급권자,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대기업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과 교차판매 확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소다라은행의 총 대출 잔액은 15억3400만 달러(약 1조738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최 법인장은 “우리소다라은행의 여신 고객 비중은 기업 45%, 리테일 55%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가고 있다”며 “향후 모바일뱅킹 활성화 및 현지 금융환경에 맞는 전자결제대행(PG)사들과의 사업 제휴 등을 통해 현지 리테일 비중을 더욱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6000만명 이상으로 세계 4위 수준이며 영토 역시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5000km가 넘는 등 매우 길고 크고 작은 1만개 이상의 섬들로 이뤄져 있다”며 “지역별 거점 점포는 어느정도 마련한 만큼 이러한 인구·지리적 특성에 따라 스마트뱅킹과 비대면 채널 등 디지털 영업기반 확대를 통해 현지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BWS) 모바일뱅킹 앱(App) 구동 화면. 인도네시아어·한국어·영어 언어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김범준 기자)
최 법인장이 이같이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내 탄탄한 네트워크 때문이다. 실제 우리소다라은행의 인도네시아 영업망(법인·지점 등)은 157개에 이른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영업망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0.8%, 9.3% 증가한 1억600만 달러(약 1201억원), 3670만 달러(약 416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은 5.03%로 높은 편이며 부실채권(NPL)비율은 1.66%로 양호한 수준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재 인도네시아 115개 시중은행(지방은행 제외) 중 자산 기준 41위를 달리고 있다.

최 법인장은 “지난해 우리소다라은행이 우리금융그룹 전체 해외 법인 중 최초로 영업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올해는 목표 영업수익 1억2000만 달러(약 1358억원), 당기순이익 4500만 달러(약 510억원) 달성을 통해 한 등급 위 은행군인 ‘부쿠3(BUKU 3)’에 진입하고 30위 은행 도약을 위한 신성장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시중은행(Bank Umum)을 기본자본(Tier1) 규모에 따라 총 4개 그룹으로 나눠 관리한다. △자본금 1조 루피아(한화 약 800억원) 미만 ‘BUKU 1’(소형은행) △5조 루피아(약 4000억원) 미만 ‘BUKU 2’(중형은행) △5조 루피아 이상 ‘BUKU 3’(중대형은행) △30조 루피아(약 2조3800억원) 이상은 ‘BUKU 4’(대형은행)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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