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1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연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정책’을 추진해 왔다. 지난 9월에는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100개 종목을 담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출시했고, 이달 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 5개사가 2000억원 규모의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해 투자에도 나섰다.
다만 연초 이후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국내 증시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서 회장은 “새롭게 사업 영역을 넓힌다든가 투자를 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밸류업’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가가 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게 기업가가 만들어놓은 회사 가치를 시장 가격이 쫓아가지 못하는 원인이 제도나 환경에 있다면 그 갭을 메꿔주려는 게 밸류업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좋지 않았고 투자자들의 실망도 컸는데 그 원인이 한 두가지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이 정말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선 분명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선 밸류업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 회장은 “정부에서도 연초 이후로 계속해서 밸류업 정책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힘을 받을 수 있게 이를 종합적으로 추진할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밸류업 정책을 경제 정책 전반의 차원에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밸류업 정책을 단순히 자본시장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를 살리는 차원에서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하락했는데 이를 우리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문제로 확장해서 본다든가, 나아가 경제 전체의 산업 방향을 재배열하는 로드맵을 그려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경제 전반의 차원에서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같은 로드맵이 있어야 국내 시장에 단기적인 부침이 있더라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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