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톤(t)급 재래식 잠수함 2~3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폴란드 군의 핵심 요구사항은 △검증된 잠수함 △잠대지 미사일 등 강력한 탑재무장 △신속한 납기 △승조원 교육훈련 △자체 유지·보수·정비(MRO) 능력 확보 △금융지원 등이다. 이를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장보고-Ⅲ 모델은 경쟁국 잠수함보다 객관적으로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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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장보고-Ⅲ는 디젤잠수함 중 세계 유일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10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한다. 무반향 타일 기술에 의한 낮은 소음도 강점이다. 세계 최초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는 3주간의 잠항을 가능케 한다. 100% 현지 업체를 통한 MRO도 제안하고 있어 승조원 교육훈련과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 계획 등이 뒷받침 될 경우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우리가 남이냐’는 논리를 펴며 폴란드 유사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유럽방위산업전략(EDIS)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입법 패키지를 강조하며 폴란드에 정부 차원(G2G)의 전방위적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방위산업전략은 2030년까지 EU 국가의 유럽산 무기 비중을 현 20%에서 50%로 확대하고, EU 내부의 방위산업 거래 규모를 15%에서 35%로 늘려야 한다는 권고다. 경제공동체인 EU에서 방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내 방산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이에 따라 독일은 212급 잠수함을 폴란드 그드니아 해군기지에 수차례 입항시키는 등 유럽국가들의 교류활동이 활발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 군과 정부 당국의 지원은 미약하다고 업계는 토로한다. 폴란드 내 파트너사들까지 타 경쟁국 사례를 들며 정부 차원의 지원 문제를 지적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말로는 ‘적극 지원’을 얘기하지만 정·관계 인사들의 노력도 부진하고 군 차원의 뒷받침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격이나 성능, 납품 기한 등은 건조 조선소 몫이지만, 잠수함 승조원 교육훈련과 후속 군수지원, 산업협력 등은 정부 도움 없이는 어렵다. 말 그대로 국가 총력전을 펼쳐야 유럽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