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신시모도 전동바이크 투어
탁트인 풍광, 라이딩 최고 명소 ‘신도’
섬 전체가 드라마 세트장‘시도’
조각공원 등 낭만 가득한 ‘모도’
삼목선착창서 배타고 10분이면 OK
| 전동바이크를 타고 신시모도 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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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시모도=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봄이 언제 왔나 싶었는데 어느새 여름이다. 신록으로 물들었던 산과 들, 바다도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봄을 보낸 여행객도 여름 맞이에 분주하다. 이 시기는 야외활동을 즐기기 가장 좋을 때다. 구불어진 골목 또는 가파른 산길을 걷거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하나둘 산으로, 들로, 바다로 떠난다. 여기에 하나 더. 한가로운 섬을 찾아 초여름의 설렘을 만끽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통 체증 없는 작은 섬에서 전동바이크를 타고 스릴과 스피드를 즐기다 보면, 더위가 어느새 싹 잊힐 정도다. 이 기분 제대로 느끼려면 인천 옹진군의 작은 삼형제 섬인 ‘신도·시도·모도’가 제격이다. 서울에서도 한 시간 정도면 닿는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10분 남짓 거리에 자리한 섬이다.
|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까지는 뱃길로 약 10분. 여객선을 탄 여행객들이 갈매기와 시간을 보내는 사이, 배는 어느새 신도선착장에 닿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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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 사이를 달리며 초여름을 만끽하다.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信島). 서울에서 가장 가깝고 접근성이 좋은 섬이다. 삼목선착장에서 불과 배로 10분 거리다. 시도(矢島)ㆍ모도(茅島)와 함께 ‘3형제 섬’으로 불린다. 육지에서 신도·시도·모도 순으로 서쪽으로 줄지어 있다. 14년 전 신도와 시도, 시도와 모도를 잇는 연도교가 생기면서 마치 하나의 섬처럼 느껴진다. 연륙교 아래로 바닷물이 흐르거나 드넓은 갯벌이 번갈아 드러내며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곳이 바로 여기다.
| 전동바이크를 타고 신시모도 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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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삼형제섬은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 라이딩 명소로 잘 알려졌다. 도로의 경사가 완만하고, 풍경이 예쁜 데다 교통량이 많지 않아 라이딩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세 섬을 아우르는 낭만적인 여행으로 제격인 셈이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고 섬 일주에 나서는 이들도 제법 많다. 보통 자전거 동호인들은 자전거를 배에 싣고 섬으로 들어와 라이딩을 즐긴다. 약 3시간이면 완주할 수 있다.
| 최근 신시모도를 찾는 여행객에게 인기가 있는 전동바이크. 신도선착장 근처의 대여점에서 빌릴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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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은 섬에서 주로 자전거를 빌린다. 선착장 부근에 옹진군에서 운영하는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다. 결제도 휴대폰으로 가능해 이용이 편리하다. 근처 식당에서도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어 굳이 자전거를 가지고 갈 필요는 없다. 이 외에도 신도와 시도 연도교 근처에도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최근 전동바이크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조작이 간단하면서도 자전거보다 힘이 덜 드는 것이 장점이다. 자전거를 탈 줄 안다면 적응이 쉽다.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출가스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소음도 거의 나지 않는다. 전동 바이크는 신도 선착장 근처 ‘타고랜드’에서 빌릴 수 있다. 대여비는 자전거보다 비싼 편이다. 시간당 1만 5000원 정도다. 이 외에도 전동킥보드(1만원), 가족형 3인용 삼륜전동바이크(3만 5000원)도 있다. 아이와 함께 체험한다면 삼륜바이크가 괜찮다.
| 시도 수기해변 입구에 있는 강원염전에서는 염전 체험도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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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섬마을의 정취를 즐기다
여행 코스는 삼형제섬을 한 바퀴 도는 왕복 2차선 길을 따라간다.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차가 많지 않아 커브길만 조심하면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다. 한두 군데 언덕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탄하다. 굳이 전동바이크 라이딩이 아니라도 온 가족이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에도 좋은 코스다.
신도는 삼형제섬 중 맏형 격이다. 주민의 인심이 후하고 정직해 서로 믿고 살아간다는 뜻에서 붙었다. 이 섬 가운데 우뚝 솟은 산이 바로 구봉산(178m)이다. 구봉산은 정상까지 잘 닦인 산악자전거 코스도 있고, 1~2시간 코스의 등산로도 있어 찾는 이가 많다.
| 전동바이크를 타고 신시모도 라이딩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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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바이크에 올라 천천히 라이딩을 즐긴다. 마주 오는 이들과도 반갑게 눈인사를 건넨다. 따로 페달을 밟지 않아도 신나게 달릴 수 있어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흐른다. 초여름 볕이 조금 강하기는 하지만, 얼굴을 때리는 바닷바람은 시원하다. 풍경은 자동차를 타고 가며 볼 때보다 훨씬 또렷하게 두 눈에 새겨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이것이 매력이다. 초여름의 부산스럽지 않은 해변, 드넓은 갯벌, 초록의 산야(山野)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호젓한 섬마을의 정취는 일상탈출의 해방감을 선사한다. 갯가에 나란히 앉은 낚시꾼들은 미끼를 갈아 끼우느라 여념이 없고, 물이 빠진 개펄에 모여든 촌부들은 바지락을 캐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 모도 끄트머리에 있는 배미꾸미조각공원. 초현실주의 작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들이 해변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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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에서 시도까지는 ‘신시도연도교’가 이어져 있다. 시도는 본래 ‘살섬’이었는데, 북쪽 바다 건너 강화 마니산에서 활을 쏘면 시도에 도달했다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시도 ‘수기해수욕장’에서 보면 강화 마니산이 코앞이다. 하지만 그 거리가 어림잡아도 4~5km니, 전해지는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다.
| 최근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MoDo’(모도)라고 쓴 빨간색 알파벳 조형물. 모도의 남쪽 끝에 자리한 박주기 공원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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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장이면 나도 SNS 스타
시도는 섬 자체가 드라마 세트장이다. 수기해변은 2004년 송혜교와 정지훈(비)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풀하우스’의 촬영지로 처음 이름 알렸다. 해변 안쪽으로는 2005년 권상우, 김희선이 열연했던 드라마 ‘슬픈연가’의 촬영지가 있다. 백사장이 넓고 모래가 곱고,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장쾌하다. 북도 우체국을 지나 삼거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10분 정도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해변은 작지만, 맞은편에 병풍처럼 둘러 쳐진 강화도 전경이 색다른 감흥을 준다. 해변 입구에는 염전(강원염전)도 있다. 남루한 건물과 염전이 어우러진 풍경은 도시인에게 색다른 경험이 된다. 이곳에서는 염전 체험도 가능하다.
| 시도 수기해변. 송혜교와 정지훈(비)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풀하우스’의 촬영지로 이름이 알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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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달렸는데도 어느새 모도 끄트머리에 닿았다. 모도 남쪽 끝 뿌리 지명이란다. 이곳까지 오면 한 번쯤 들러봐야 할 곳이 배미꾸미조각공원. 초현실주의 작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들이 해변을 멋지게 장식했다. 공원에 카페도 있어 독특한 조각상을 감상하며 쉬어 가기 좋다. 조각상은 성(性)과 나르시시즘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여기서 박주기공원도 지척이다. 배미꾸미해변에서 박주기공원까지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산책로를 따라 걸어도 좋다. 숲이 울창하고 길이가 약 300m에 불과하다. 박주기는 모도의 남쪽 끝이다. 지형이 마치 박쥐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한 어부가 쳐 둔 그물에 고기와 함께 띠(풀)가 섞여 있다 해서 ‘띠엄’이라 불리다가 모도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 모도 남쪽 끝에 있는 박주기공원에는 최근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Modo’(모도) 빨간색 조형물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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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기 공원에는 인증샷 명소가 있다. 바로 ‘Modo(모도)’라고 쓴 빨간색 알파벳 조형물이다. 조형물 앞에는 신시모도의 끝 지점까지 왔다는 사실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여행객이 줄지어 서 있다. 박주기공원부터 돌아가는 길이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 반대편으로 달리는 기분도 색다르다. 오는 길에 지나친 풍경도 새롭게 다가온다. 다시 신도로 건너와 처음 갈림길에 있던 곳에 도착하면 선착장으로 갈지 더 달릴지 선택해야 한다. 반대편 길을 따라 신도까지 한 바퀴 돌면 신도와 시도, 모도를 잇는 여행을 마무리한다.
| 배미꾸미해변에서 박주기공원까지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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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길= 삼목선착장에서 신도로 들어가는 배는 두 개의 선사에서 운항한다. 세종해운과 한림해운이다. 세종해운은 오전 7시10분부터 오후 6시10분까지 1시간에 1대척 삼목에서 출발한다. 한림해운은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8시40분까지 2시간에 1대척 운항한다. 신도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배는 오후 9시50분으로 한림해운에서 운항한다.
△잠잘곳= 영종도에는 다양한 호텔과 리조트가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를 비롯해 용종 스카이 리조트, 제우메스 인천공항호텔, 네스트호텔,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이 대표적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오픈한 실내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원더박스’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메인 공연인 ‘루나 카니발’의 인기도 대단하다. 달빛을 배경으로 오래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서커스가 펼쳐진다. 동심을 자극할 놀이기구도 많다. 스포츠 어트랙션 ‘스카이트레일’, 360도 회전형 ‘메가믹스’, 페달을 밟으면 곤돌라가 상승하는 ‘매직바이크’ 등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여기에 워터파크형 스파 ‘씨메르’ 역시 가족과 연인의 물놀이 공간으로 인기다.
| 파라다이스시티 실내 테마파크 ‘원더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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