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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서 한반도까지…다도해 미기록종 ‘덤불개개비’ 확인

박일경 기자I 2019.02.27 06:00:00

자연 관측 중 발견…길 잃은 새인 듯

덤불개개비. (사진=환경부)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칠발도에서 생물자원 관측(모니터링) 중 발견된 조류가 미기록종인 ‘덤불개개비(가칭)’로 최근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덤불개개비는 개개비과의 크기 12㎝ 정도의 소형 조류로 유럽 동부인 핀란드 남부부터 중앙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일대, 시베리아까지 번식하며 인도·스리랑카·미얀마 등지에서 월동한다.

대부분 덤불속 은밀한 곳에서 움직이며 크기가 작고 외관상 깃색이 단조롭기 때문에 종 구분이 까다로운 분류군에 속한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지난해 8월 생물자원 관측 중 칠발도에서 개개비과로 추정되는 조류 1마리를 처음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새의 동정을 위해 개개비과 조류의 분류로 저명한 영국 조류 위원회 소속 피터 캐너리(Peter Kennerley) 박사와 국제 버드라이프 소속 리처드 포터(Richard Porter) 박사에게 자문을 요청했고 그 결과 올해 2월 덤불개개비임을 최종 확인받았다.

연구진은 이 덤불개개비가 기존 분포지에서 벗어난 ‘길 잃은 새(미조)’인 것으로 판단했다. 미조(迷鳥)란 길 잃은 새라고도 하며 태풍 같은 기상변화 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 그 종이 찾아오지 않은 곳에 돌연히 나타는 종을 일컫는다.

(자료=환경부)


칠발도는 전남 신안군 비금면에서 서쪽으로 약 10㎞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작은 무인섬으로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해양성 조류의 집단번식지이자 이동성 조류의 중간기착지다.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는 그동안 긴다리사막딱새, 가면올빼미, 귤빛지빠귀, 풀쇠개개비 등 21종의 미기록종을 국립공원 흑산도, 홍도, 우이도 일대에서 확인한 바 있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길 잃은 새로 추정되는 덤불개개비가 우리나라에 도래했지만 국립공원에서 특별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지역에서 발견된 점으로 보아 국립공원이 생물다양성과 철새의 중요한 서식지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철새 서식지 관리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동정

야생생물에 대해 분류학상의 위치나 명칭을 바르게 확인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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