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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본격적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역대 최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지속되면서 관광수지 적자폭은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는 지난 29일과 30일 주말 동안 21만 118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갔다고 31일 밝혔다. 29일에는 10만 469명이, 30일에는 10만 9649명이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31일에도 9만 7309명이 출국한 것으로 공사는 예상했다. 지난 30일에는 기존 일일 최다 여객수인 10만 4467명(2016년 7월 31일)을 훌쩍 뛰어 넘었다. 공사는 이번 주 휴가철 극성수기를 맞아 출국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이번 여름 성수기(7월 15일~8월 20일) 동안 하루 평균 18만 4834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0년간 해외 여행을 떠나는 우리 국민의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출국자 수는 2009년 약 950만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13.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훌쩍 넘은 2238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 올해는 1~6월까지 누적 출국자수가 지난해(1063만 69명)보다 18.7%포인트 늘어난 1262만 7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저비용항공사(LCC) 증가에 다른 항공권 공급 확대와 온라인트래블에이전시(OTA)의 인공지능화로 해외여행 비용이 크게 줄었고, 지상파와 케이블 등 각 방송사에서 해외여행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우리 국민들의 해외 여행에 대한 환상과 욕구를 자극한 것도 한몫했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1∼6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75만 2000여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감소한 수치다. 방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것은 국내 관광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관광객이 지난 3월 내려진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탓에 40% 넘게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까지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41.0% 줄어든 252만 4930명이 방한했다. 특히 1∼3월 꾸준히 증가하던 일본인 관광객도 4월(-5.4%)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5월(-10.8%)과 6월(-6.9%)에도 이어졌다.
문제는 관광수지 적자 폭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12월부터 관광수지에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사상 최대치인 11억 7890만달러(약 1조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종전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인 2015년 7월(11억 2600만 달러)이 가장 많았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11개 지자체와 지방관광공사 등을 모아놓고 관광산업 복합위기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관광 활성화와 인바운드 시장 다변화, 그리고 관광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고부가가치 관광시장 활성화에 대한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지난 25일에는 ‘한국형 체크바캉스’ 제도를 실시해 국내 관광 활성화와 국민 여가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구상도 새 정부가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가 ‘쉼표 있는 삶’을 여가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국내 관광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며 “부족한 국내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어떻게 보강할지, 그리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