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부터 점심에 뭘 먹을지 생각하는 일이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문득 생각해보면 우습지만, 그만큼 음식을 잘 챙겨 먹는 일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중요하다. 하루 세끼 중 한 끼라도 기억에 남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그야말로 일상 속에서 찾는 작은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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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정식은 너무 화려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소소한 웃음을 주는 로맨스물이다. 글을 담당한 봄소희 작가와 그림을 담당한 키마 작가는 ‘헤어지면 죽음’에 이어 두번째 로맨스물을 함께 했다. 작가는 앞으로 풀어나갈 이야기가 많기에 최소한 1년 동안은 연재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다음은 작가들과의 일문일답.
-음식 만화가 많은데 도전하게 된 이유는.
△(봄소희)먹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먹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그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로 스토리를 써보고 싶던 차에 흑백요리사 시즌1이 한창 유행 중이어서 시기를 맞추려고 서둘러 기획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일 하고 싶기도 했고 먹는 것도 좋아해서다.
-청춘정식은 음식 외에도 연애가 큰 틀을 이루고 있다. 정확한 주제는 둘 중 무엇인가.
△(봄소희)음식이 주제인 것은 맞다. 주요 캐릭터는 여주인공과 남주인공, 서브 남주인공, 여주인공의 친구와 남자사람 친구 등 5명인데 이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다 다르다. 여주에게 음식이란 ‘행복’을 의미하는데 요리를 잘하는 남주에겐 ‘여유’, 서브 남주는 ‘정’, 여주인공 친구는 ‘도파민’, 남사친은 ‘워라밸’이다.
(키마)겉으로는 다양한 음식이 주를 이루지만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설렘, 그리고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에 연애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마음을 열고 나아가 애정이 싹트는 것을 담으려 한다.
-행복이란 이해가 가는데 다른 캐릭터들이 생각하는 의미는 뭔가.
△(봄소희)여주인공은 음식을 너무 좋아하니까 행복이 맞고, 남주인공에겐 여태껏 음식이 너무 바빠 끼니를 때우는 용도였지만 여유를 찾게 되면서 더 맛있고 좋은 음식을 먹게되는 것을 뜻한다. 서브 남주인공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갈 때 밥을 핑계로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이에서 정을 찾는 것이다. 여주인공의 친구는 마라탕, 탕후루처럼 최신 유행의 음식을 찾으며 도파민을 채우고 남사친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워라밸이 붕괴된 뒤 음식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여주인공인 하리가 너무 음식을 얻어먹기만 하는 건 아닌가.
△(봄소희)사실 하리는 음식 만드는 것에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다. 결국 작품이란 건 성장하기 마련이고 등장인물들이 성장하고 완결하는 것이 보통의 성장물이므로 하리도 극복하고 음식을 직접 만드는 때가 올 것이다. 언젠가 부모님께 게스트하우스를 물려받아 운영하고 싶은 생각도 있을텐데 당연히 요리를 배울 수 밖에 없다. 하리의 성장에 관련된 밀접한 카테고리이자 연결시켜주는 매개체가 결국 음식이다.
등장인물 중 남자들이 주로 요리를 하는 이유는 약간의 로망도 담겨있다.ㅎㅎ
-작품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듯 한데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음식이 등장할 수도 있나.
△(봄소희)외국인 관광객들은 그냥 엑스트라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태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연재되고 있거나 혹은 예정돼 있어서 해당 국가의 음식들을 등장시킬 생각은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 팬들을 위해 나시고랭이 등장하는 식이다.
한 가지 생각하고 있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티라미수다. 티라미수는 ‘나를 들어 올리다, 기분이 좋아지다’라는 뜻을 담고 있어 힘내라는 의미로 주는 디저트라고 한다. 또 영국 대표음식으로 빵 안에 스테이크가 들어있는 비프 웰링턴도 등장시킬 계획이다.
-본인이 잘 하는 요리가 있다면.
△(봄소희)카레다. 아버지가 카레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만들었고 또 한가지 더 있다면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고등어 조림이다.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지만 한번씩 본가에 가면 카레를 무난하게 만든다. 내가 만드는 카레는 감자 대신 호박고구마를 넣는 게 비법이다. 달짝지근한 맛이 감칠맛을 돌게 한다.
(키마)최근 베이킹을 취미로 하고 있다. 윗면이 매끈하고 촉촉한 치즈케이크에 자신 있다.
-나만의 비법이 있나.
△(봄소희)없다.
(키마)왠지 맛이 없다면 짭짤함을 더해보라.
-이번이 두번째 공동 작업인데 같이 하게 된 이유와 만족스러운 부분은.
△(봄소희)아무래도 여지껏 한 작품에서는 키마 작가랑 한게 제일 잘됐다. 서로 케미가 잘 맞다고 생각하고 원하는 스토리를 가장 맛있게 잘 그려주는 분이 키마 작가다. 내가 못하는 부분을 정말 잘하는 분이고 사랑스런 그림체라고 생각한다. 선 자체가 이쁘고 트렌디한데다 원하는 구도를 알아서 맛있게 잘 만들어준다.
(키마)전작 ‘헤어지면 죽음’을 통해 공동 작업의 시너지가 확실히 검증되었기 때문에 다시 함께 했다. 전작이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연재 기회가 왔다고 본다.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명확한 역할 분담과 작업의 효율성이다. 봄소희 작가가 작품을 이끌어가는 추진력과 확고한 연출 의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스토리에 대한 고민 없이 작화에 집중할 수 있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장르나 작품이 있다면.
△(봄소희)아직은 좀더 로맨스 우물을 파고 싶긴 하다. 로맨스를 좋아하기 떄문에 내년에도 작품을 하나 더 런칭할 계획이다. 언젠가는 각잡고 스릴러도 하고 싶다. 데뷔작인 호러전파상이 많은 아쉬움을 남겼는데 경력이 더 채워지고 나면 스릴러를 다시 해보고 싶다. 아직은 공부를 더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