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세수 펑크 불안 커지는데…여야 정치권은 감세 경쟁만

김은비 기자I 2025.03.04 05:10:00

1월 세수, 1년 전보단 늘었지만 진도율 낮아
수출·내수 빨간불에 세수 큰 폭 증가 어려울 듯
정치권에서는 상속세 공제 확대 세율 인하 공방
전문가들 "조세 부담률 낮아져…세입 확충 필요해"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첫 달 국세수입이 1년 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진도율은 최근 5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출과 내수 경기가 둔화하며 정부 안팎에선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입 기반은 약화하는데, 여야 정치권이 조기 대선을 의식한 감세 경쟁만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재정 여건을 고려해 세입 확충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예년보다 낮은 ‘국세 진도율’…올해도 10조~20조 세수 부족 전망

기획재정부의 ‘1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000억원) 늘어난 46조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과가 개선된 대기업 등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소득세 수입이 7000억원 늘었고, 법인세도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자와 배당 소득이 증가하며 7000억원이 더 걷혔다. 반면 내수 침체로 부가가치세는 8000억원이 줄었다.

국세 진도율은 12.2%에 그쳤다. 정부가 올해 걷기로 예상한 총 국세 가운데 12.2%가량이 지난달에 걷혔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13.6%)보다 낮고, 최근 5년 평균(12.6%)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예년보다 낮은 세수 진도율에 3년 연속 세수 결손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올해 예산상 국세수입 규모는 382조 4000억원이다. 지난해 국세 수입 실적(336조 5000억원)보다 45조 9000억원(13.6%)을 더 걷어야 한다. 정부는 법인세가 지난해보다 25조 3000억원(40.0%) 늘어나고,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10조 6000억원, 4조 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기업 실적 흐름이 좋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다. 내수 경기 역시 지난해 연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이에 올해도 10조~20조원 가량의 세수 부족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기재부는 아직 세수 상황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경기와 자산시장 변동, 주요 세목의 실적 추이에 달렸어서 향후 세수 상·하방 요인과 월별 세수 실적과 주요 세목의 신고·납부 실적을 면밀히 모니터링해가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야, 상속세·법인세 등 감세 경쟁…“세입 확충 계획도”

세수 기반이 불안한 상황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자칫 정치권에서 감세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 여야는 각기 다른 상속세 완화 방안을 내놓으며 대립 중이다. 여당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인하하는 방안을 내세우고 있고 야당은 현재 5억원인 일괄 공제를 8억원으로 늘리고, 배우자 공제도 5억원에서 10억원 늘려 중산층 세 부담을 덜어주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야당은 이번 주 근로소득세 기본 공제 금액 조정 등을 포함한 근로소득세 완화를 주제로 한 포럼을 계획하고 있다. 여야는 기업과 중산층 등의 세금 부담을 줄여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근로소득자의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의도지만, 감세만 지속하며 세수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을 논의하며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등을 고려한 세입 확충 계획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간 조세 부담률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감세만 지속할 경우 세수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세입 확충 계획을 통해 낮아진 세수 부담을 확충해 나갈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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