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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플랫폼 노동 종사자…별도 노동법 필요"

서대웅 기자I 2024.04.15 07:00:00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장 인터뷰
"기존 틀 아닌 그들 위한 옷 필요
''N잡러'' 대한 정책방향도 고민해야
국민 맞춤형 고용서비스 제공할 것"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플랫폼 노동 종사자를 위한 별도의 노동법이 필요합니다. ‘N잡러’에 대한 정책방향도 고민해야 합니다.”

김영중(사진)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노동법 틀에선 근로 형태가 다양화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원장은 행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고용노동부에서 고용정책실장까지 지낸 고용정책 전문가다. 지난해 5월 고용정보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장이 지난 2일 충북 음성 고용정보원 원장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고용정보원)
플랫폼 노동 종사자는 대표적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다. 노무는 제공하지만 현행 노동법 체계에선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명확하게 규율하기 어렵다. 사용자-근로자 관계를 설정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고용보험과 산재보험도 적용받지 않는다. 2022년 1월 퀵서비스기사, 대리운전기사에 고용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지금까진 기존 노동법으로 이러한 노동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고민해왔지만 별도의 노동법을 구성하자는 게 김 원장 생각이다. 그는 “근로형태가 다양해져 기존 노동법에선 포섭이 안 되는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노동법이 아닌 별도의 보호 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시장은 다른 영역이란 것을 인정하고, 그에 적합한 옷을 맞춰야 한다”며 “체형이 완전히 다른데 기존의 옷을 맞추려고만 하면 여기저기가 찢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나의 전일제 일자리에 근무하지 않고 여러 일자리를 통해 수입원을 다양화하는 N잡러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원장은 고용보험 제도를 손봐 N잡러에 대한 고용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고용보험은 여러 일자리를 동시에 가져도 그중 한곳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여러 일자리에서 소정근로시간이 월 60시간(주 15시간)을 넘어도 각각 일자리에서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고용보험 가입조차 안 된다.

그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득 기반 고용보험’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업장 단위가 아닌 개인의 근로시간을 모두 합산해 이를 기초로 보험료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김 원장은 “근본적으론 N잡러에 대한 정책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N잡러를 육성할 것인지,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선 기존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지금까진 혜택을 늘리는 쪽으로 중점을 두고 제도를 만들어 왔지만, 앞으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줄이는 것에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육아기근로시간단축 및 급여와 같은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을 중소기업 등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김 원장은 국민들이 정부의 고용 서비스 정책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용정보원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디지털 고용 서비스는 그중 김 원장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그는 “대면으로 상담받을 수 있는 고용센터가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한 서비스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고용정보원은 구인구직, 실업급여, 직업훈련 등 기존에 9개로 분산된 온라인 고용서비스를 ‘고용24’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하고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원장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고용지원 사업도 알기 쉽게 맞춤형으로 제시하고, 취업 로드맵과 경력개발 경로를 알려주는 ‘잡케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정보원은 고용 서비스 분야에선 세계 최고 기관이 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체감·맞춤형 디지털 공공서비스 지원 강화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고용서비스 기관으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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