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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Ther Iz"…오타 내는 챗GPT, 왜?

정다슬 기자I 2023.02.12 10:26:24

인공지능의 발달이 번역에 미치는 영향은
조건을 부여해 초개인화 번역 가능해져
신조어 학습도 유리…리프레이징으로 기계번역 더 자연스러워져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Nothing Ther Iz / Nothin I Desire to Taste/ Nothin I Wiss to Do / Only a hope I/ Leave in a grace.

챗GPT가 쓴 이 시(詩)를 읽은 이들은 철자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Nothing은 Nothin으로 There은 Ther로 Is는 Iz로 쓰여졌다. Wiss는 Wish로 짐작해볼 수 있다.

왜 이렇게 쓰였을까. 이 시는 사실 87세 한글을 깨친 박금분 할머니가 쓴 ‘가는 꿈’이라는 시이다.

인지 아무거또 업따/ 묵고 시픈 거또 업또/ 하고 싶은 거도 업다/갈 때 대가 곱게 잘/가는 게 꿈이다.

맞춤법을 잘 모르는 할머니의 꾸밈없는 마음이 읽는 이의 마음을 잔잔히 울려온다. 이를 어떻게 영어로 번역할 수 있을까.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시라는 조건을 넣고, 시인의 나이, 한글을 최근 배웠다는 조건 값을 넣었더니 영문번역 역시 하나씩 맞춤법이 틀린 그러나 그 감동이 살아 있는 시로 나왔다”고 말했다.

강달막 할머니의 시 ‘내기분’(왼쪽)을 GPT-3를 활용해 번역한 시(오른쪽). so cruel and so crude, so sad, ease, plese 등으로 운율을 맞췄다. (사진=플리토 제공)


챗GPT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도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 언어 데이터 및 전문번역 서비스 기업 플리토(300080) 역시 GPT-3가 번역에는 어떻게 활용될지를 놓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미 플리토가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GPT-3가 적용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플리토가 주목하는 것은 ‘리프레이징’(rephrasing·윤문) 기능이다. 기존의 기계번역(MT)은 단일화된 조건에서만 번역이 가능했다.

그러나 챗GPT를 활용하면 이 글이 어떤 분야의 글인지, 청자는 누구인지 등 조건 값을 구체적으로 줄 수 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번역기도 초개인화 된 번역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10대들을 위한 글을 써달라고 하거나, 어르신들을 위한 글을 써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챗GPT가 기존 MT와 다른 또 다른 특징은 신조어 학습이다. 가장 첨단 번역 방식인 인공신경망 번역(NMT)에서도 신조어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가 필요했다. 그러나 챗GPT는 대화를 통해 즉각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뜻이 뭐야?”라고 물어주면 답을 하지 못하지만, “중꺾마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축약형이야, 중꺾마를 가지고 한국어로 문장을 만들어줘”라고 하면 “그는 어려운 시기에도 중꺾마를 가지고 있어서 항상 성장하는 길을 찾았다”라고 만들어줄 수 있다.

물론 챗GPT는 한국어 번역에 있어서는 아직 한계점이 많다. 영어로 이해한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이는 AI의 번역 성능이 어떠한 데이터를 학습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대표는 “챗GPT는 영어와 라틴어, 클로바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번역하는 데 더욱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번역가는 사라질까.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이 남아 있다. 인공지능(AI)이 문장을 더욱 자연스럽게 다듬을 수 있도록 조건 값을 주고 최종적으로 검수해야 하는 역할은 바로 사람이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종검수자는 번역가가 아닌 그 언어를 잘 모르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챗GPT가 종종 사실이 아닌 것을 그럴듯하게 풀어놓는 것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언어를 잘 아는 이가 아닌 그 지식을 가진 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감정은 여전히 AI에 미지의 영역이다. AI는 논리적으로 파악하는데 감정은 여전히 논리 밖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정수 대표는 “인간의 감정은 상황의 변수가 너무 많은데 이를 AI가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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