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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클리닉]입.목에 생기는 '두경부암'... 암 절제.재건수술 병합해 합병증 최소화

이순용 기자I 2021.06.01 06:29:35

두경부는 쇄골 위에서 코 아래까지를 이르는 말로 입, 혀, 편도선, 성대, 침샘, 갑상선 등이 해당
구강암, 후두암, 구인두암(편도암), 침샘(이하선, 악하선)종양, 갑상선암 등이 두경부암
최근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로 인한 젊은 구인두암 환자 증가해 문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음식을 먹고, 말을 하고, 숨을 쉬게 하는 입과 목. 이러한 얼굴의 안쪽에 생긴 암을 두경부암(Head and Neck Cancer)이라고 한다. 두경부라는 부위는 쇄골 위부터 코 아래를 포함하는 말로 이 사이에는 입, 혀, 편도선, 성대, 침샘, 갑상선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구강암, 후두암, 구인두암(편도암), 침샘(이하선, 악하선)종양, 갑상선암 등이 두경부암으로 분류된다.

다른 암들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탓에 두경부암에 대해서는 인식률이 높지 않다. 늦게 발견되거나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발견시기가 늦어지면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것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생존율도 낮아질 수 있는 만큼,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3주 이상 지속되는 목소리의 변화, 3주 이상 낫지 않는 구강내 궤양, 3주 이상 지속되는 연하곤란이나 경부 종괴가 있다면 늦지 않게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 HPV 의한 구인두암 전체 40~50% 차지

두경부암 중에서도 대표적인 구강암과 후두암은 흡연과 음주를 가장 위험한 유발 원인으로 꼽는다. 흡연에 음주까지 더해져 발암물질이 오랜 기간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암이라고 알려져 왔다. 두경부암 환자의 약 85%가 흡연과 관련돼 있을 정도며 과도한 음주 역시 두경부암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음주량을 조절해야한다. 구강위생도 중요하다. 입안에 생긴 상처나 염증, 궤양이 만성적 반복적으로 지속되고 심지어 구강위생마저 좋지 않다보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올바른 양치질과 가글 습관은 구강암 예방에 기여할 수 있으며, 구강위생에 관심을 가지는 습관 자체가 두경부암의 조기 발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구인두의 해부학 구조
최근 들어서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로 인한 구인두암 환자가 젊은 층에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인두암은 구강의 뒤쪽이나 목구멍 안쪽 깊숙한 곳에 발생하는 암으로 편도선에 생기는 편도암, 혀의 뿌리에 생기는 설기저부암, 그리고 목젖에 생기는 연구개암 등이 포함된다. 본래 HPV는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는데, 구인두암처럼 자궁 외의 다른 부위에도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HPV에 의한 구인두암은 전체 구인두암에서 약 40~5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 30~50대의 젊은 연령에서 호발하고, 구강성교에 의해 성기로부터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행인 점은 흡연에 의한 암보다는 완치율이 높고, 로봇수술의 발전에 따라 환자의 삶의 질은 물론 치료결과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목을 절개해 암을 제거하고 다시 그 부위를 봉합하거나 다른 부위의 살을 이식하는 과정으로 수술이 이뤄졌다. 수술 난이도가 높고 회복 기간이 길며 수술이 잘 됐더라도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겉으로 목을 절개하지 않고 로봇과 3D 내시경을 이용해 구강 안쪽에서 암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목에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은 물론, 회복 기간이 단축되고 수술 부위의 기능도 훨씬 더 잘 보존된다. 다만, 로봇수술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방법을 고안해야 할 필요는 있다.

정우진 분당서울대병원 두경부암센터 이비인후과 교수는 “환자에 따라 기존의 절개적 수술방법이 로봇수술보다 더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암의 위치와 병기에 따라 각각의 치료방법을 적재적소에 적용했을 때 최고의 치료결과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전통적인 방법과 새로운 기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접목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 완치율 낮고 재발률 높아 ‘추적관찰’ 중요

두경부 부위는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중요한 얼굴과 목의 외관이 포함되며, 음식을 먹고, 숨을 쉬고, 말을 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때문에 두경부암은 암을 잘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수술 후에도 아무 일 없었던 듯 기능을 보존할 수 있도록 제거된 조직을 다시 채워 넣고 모양을 만들어 주는 재건수술이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두경부암센터는 이러한 재건수술을 위해 암을 진단하는 순간부터 치료계획과 전략들을 매우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비인후과 및 성형외과 의료진 모두가 재건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데, 암의 절제와 재건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수술시간은 단축시키고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있다. 재건수술에는 주로 허벅지, 종아리, 손목 부위의 조직을 이용하며 경우에 따라서 가슴 근육이나 소장이 이용되기도 한다. 암의 절제 부위와 상태에 적합한 재건술에 대한 우수성이 뛰어나 환자들의 예후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두경부암은 술, 담배로 인한 암이 많아 완치율은 낮은 반면 재발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때는 수술 뿐 아니라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 가능한 치료 방법이 총 동원돼야 한다. 치료 전 병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복잡한 해부구조 및 다양한 병태생리를 진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때문에 두경부암센터에서는 이비인후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의료진들이 매주 모여 다학제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수술의 여부나 비수술적 치료방법 등을 고안하고 결정하기도 한다.

수술후에도 재발률이 높은 만큼 두경두암 환자는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을 받아야 한다. 특히, 높은 병기에서는 경부 재발이나 원격 전이의 위험이 커 정기검진이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술 후 기능적인 장애를 겪을 수도 있어 포괄적·전문적인 재활치료도 필요하다. 이에 센터에서는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해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까지도 연계해 제공하고 있다.

한편 다른 주요 암종의 발생이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두경부암의 발생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암이 아니다보니 조기검진에 소홀하고, 또 진단됐을 때는 상당히 많이 놀라고 낙심하는 경우가 많다. 정우진 교수는 “두경부암도 수술과 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암”이라며 “과도한 두려움 보다는 금연과 절주 등 평소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하며 입이나 목 등에 느껴지는 새로운 증상들에 좀 더 관심 갖길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진 분당서울대병원 두경부암센터 교수(가운데)가 두경부암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정 교수는 “암의 위치와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을 적재적소에 적용했을 때 최고의 치료결과와 효과를 얻을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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