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합니다"…검찰, 20년 옥살이 한 윤성여에 '무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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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I 2020.11.20 00:05: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검찰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지난 19일 오후 수원지법 제12형사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8차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 확인된 이상 피고인(윤성여 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혹행위와 오류가 있었음에도 면밀히 살피지 못해 피고인이 20년간 억울한 수감생활을 하게 된 점 머리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윤씨는 최후 진술에서 “재판이 끝나면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며 “또 어머니를 찾아 당당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윤씨 측 변호인은 “피곤인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걸 당연히 예상하면서도 재심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씨는 수원지법을 빠져나가며 취재진들에게 “변호사를 비롯해 모든 이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검찰의 사과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결심 공판에 재심 청구인 윤성여 씨가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중학생) 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검거돼 당시 범인으로 몰렸던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복역하다가 2009년 가석방됐다. 1심에서 범행을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윤씨는 2·3심에서 경찰 조사 당시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지난 2일 열린 공판에서는 진범 이춘재가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8차 사건을 포함한 연쇄살인사건 일체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재확인했다.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한편 윤성여 씨는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그를 유일하게 믿어준 박모 교도관과의 만남을 가졌다.

당시 윤씨는 교도관 내에서도 흉악범으로 낙인찍혀 집단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윤씨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민 사람은 바로 박 교도관이었다.

윤씨는 “한 사람만 믿어주더라도 나에게는 희망이었다”며 수용생활부터 출소 후까지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도와준 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춘재가 자백했다고 내가 누명을 벗은 건 아니더라”며 “나도 평범하게 사는 게 소원이다. 누명은 재판이 끝나야 한다.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나는 누명을 완전히 벗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윤씨는 ”재심이 진행 중이니 법정에서 이춘재를 만나게 될 텐데, ‘왜 그랬느냐’고 꼭 묻고 싶다”며 “그렇게 끔찍한 사건을 왜 저질렀느냐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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