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충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죠. 2015년 개봉작 ‘암살’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령을 받은 독립군 안옥윤(전지현)과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이 친일파 강인국(이경영)을 암살하기 위해 벌이는 작전을 다뤘습니다. 안옥윤과 인연을 맺었다가 결국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까지 얽힌 대규모 전투에서 독립군은 강인국과 조선주둔군 지휘부를 제거합니다. 속사포와 황덕삼, 하와이 피스톨의 희생을 뒤로 한 채 말이죠.
독립군이었다가 밀정으로 돌아선 염석진(이정재)은 친일 경찰로 뻔뻔하게 살아남는데요. 일제 강점기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안옥윤은 광복 후 변절자인 그를 처단하는 데 성공합니다.
|
2016년 개봉한 ‘밀정’에서 정채산(이병헌)이란 인물도 김원봉을 본뜬 캐릭터입니다. 경부 폭탄 사건을 다룬 이 영화에서 정채산은 일본 수뇌부에 한방을 날리는 작전을 지휘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만들어 요인 암살이나 일제 수탈기관 파괴 같은 무정부주의 투쟁을 벌인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광복군 부사령관과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의열단장을 활동할 때에는 김구보다도 더 많은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고 하니 일본에게는 주적이었던 셈입니다.
|
광복 이후 김원봉이 북한으로 넘어갔으며 6·25 전쟁 당시 요직을 지낸 것으로 전해져 그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나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급으로 다시 그의 행적, 공과 사가 다시 부각된 것입니다.
증시로 눈을 돌려보면 최근 시들했던 남북 관계 역시 현충일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별 소득 없이 끝났고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한데 북한의 발사체는 불안감을 키우던 상황이었죠. 그러다 다시 남북과 미국 등 각국 정상의 대화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이달에는 6·12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1주년을 맞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에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이뤄진 경험이 있고 현재도 그게 가능할 수 있는 여러 환경”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도 최근 여러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일부에서 불거진 내부 불안 의혹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테마주도 다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북 경협 테마주는 지난 5월 한 달간 5.35% 떨어졌는데요. 이달 들어서는 2%대 상승하며 반등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등 아젠다가 아니어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같은 경제협력이 진척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겠죠.
애국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는 것처럼 평화에도 ‘좌우’는 없습니다. 국가의 이념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소모적인 논쟁에 힘을 기울이기보다는 여야,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