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총성없는 전쟁중…사이버戰 북한이 남한 압도

최선 기자I 2015.04.21 07:00:00

북한 90년대 중반부터 전문 해커 양성
남한 2012년에야 전문인력 육성 착수
"작전 수행외 별도 전문 연구기관 세워야"

[이데일리 최선 기자] 사이버 공간은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6·25전쟁 이후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은 국지적인 분쟁을 끊임없이 벌여왔다.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피격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긴장도는 그 이상으로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핵실험과 각종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동시에 해커를 포함, 6000여명의 전문인력을 동원한 사이버전을 병행하고 있다. 군 당국이 사이버예비군 창설을 검토하는 이유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전문 인력의 추가 확보가 시급한 때문이다.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능력은 세계 상위급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사이버 보안전문 연구소인 ‘테크놀리틱스’가 내놓은 주요국의 사이버전 능력 평가에서 사이버전에 대한 북한의 의지는 러시아에 이은 2위, 공격능력은 6위, 사이버 정보평가능력은 7위를 차지했다. 2007년 평가에선 북한의 사이버전 공력능력은 중위그룹으로 평가됐었다. 10년도 안 돼 사이버전 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 北, 해커양성 위해 11년간 집중교육

북한이 단기간내에 사이버전 능력을 끌어올린 데는 영재 중심의 조기교육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영재를 뽑아 엘리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평양뿐 아니라 전국에서 인재들을 선발한다.

북한은 2001년 금성 제1·2 중학교 내에 컴퓨터 수재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컴퓨터 수재반에 편성된 학생들은 매년 500시간에 달하는 전문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 대학 컴퓨터학과 교육시간보다도 길다.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특출한 재능을 보인 학생들은 평양과 함흥에 있는 김일성 대학이나 김책 공과대학 등에 진학해 수업을 듣는다. 교육과정에는 프로그래밍, 명령어 자동화, 전산화된 연산, 기술 정찰, 사이버전 등의 과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고르고 고른 인재들 중에서도 두드러진 성적을 보인 졸업생들은 인민군 정찰총국이나 총참모부 소속 부대에 투입된다. 훈련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인력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11년(중학교 6년·대학 5년) 동안 키운 인재들을 실전에 투입하면서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능력은 한단계 도약했다. 현재는 매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해커들이 매년 수백명씩 배출된다. 사회적 지위와 대우도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한국의 사이버전 수행 능력은 북한에 비해 열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체계적인 인재 육성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진=AFP]


◇ 南, 2016년에야 전문인력 배출

우리나라는 사이버전을 수행할 전문인력 양성을 최근에야 시작했다. 2012년 고려대에 사이버국방학과를 신설했고, 지난해 사이버 정보보호 관련 엘리트 군인을 육성하기 위한 전문사관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사이버전을 수행하는 군 인력 중 장교와 부사관은 전산 경연대회 및 해킹대회 수상자나 전산관련 자격증 소지자, 병사는 정보보호 관련학과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이들이다. 군무원은 정보분야 석사 학위이상 취득자나 현역시절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이들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평균 인터넷 속도는 25.3Mbps로 전세계 평균치인 4.5Mbps보다 5.6배 가량 빠르다. 인터넷 사용자는 4500여만명으로 전체 인구중 90%가 넘는다.

반면 북한은 폐쇄적인 인터넷 운영으로 악명이 높다. 사이버전에서 우리 군에 지워지는 수비와 공격 난이도가 모두 북한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얘기다.

손영동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많은 인력을 육성할수록 뛰어난 인재가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양이 부족하면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는데 우리나라의 사이버전 인력은 북한에 비해 확연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국정원이나 군과 같이 작전을 수행하는 기관 외에 별도의 연구개발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엄정호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우리 사이버 전력의 문제는 공격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싸워본 적이 없으니 능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사이버전 수행능력은 일정 수준에 오르면 쌍방간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 체계적인 교육체계를 도입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우리쪽 사이버전 수행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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