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쩐의 전쟁’…신세계發 M&A 융단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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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139480)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 시장은 새로운 양상을 맞았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3%)과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가 합쳐 쿠팡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2위 사업자로 도약했기 때문.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7%), 쿠팡(14%), 이베이코리아(12%) 순이었다.
신세계그룹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은 그야말로 ‘융단폭격’이었다. 앞서 5월에는 SSG닷컴을 통해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약 2000억원 후반대의 가격에 인수했다. 시장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쿠팡도 손 놓고 있지 않았다.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기업공개(IPO) 잭팟을 터뜨렸다. 12월 현재 쿠팡의 시총은 약 60조원으로 상장 초기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국내 유통그룹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IPO를 통한 자금력으로 ‘새벽배송’ 등 자사가 강점을 가진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 이천 물류센터 화재 등 잇단 구설수에 올랐지만 쿠팡의 고객 충성도는 아직도 높다.
이 외에도 GS리테일은 지난 4월 물류 회사 매쉬코리아와 배달앱 ‘요기요’, 반려동물 이커머스 플랫폼 ‘펫프렌즈’를 인수하며 이커머스 전쟁에 동참했다. 11번가는 미국 최대 쇼핑몰 아마존과 손잡고 ‘아미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해외 직구 고객 잡기에 나섰다.
‘쩐의 전쟁’이 절정에 달하면서 내년 각 업체들의 관건은 ‘수익성’일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치열한 마케팅 경쟁 탓에 업체들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불을 당긴 이커머스 전쟁에 기존 강자 네이버와 쿠팡 등 여타 업체들이 치열하게 다투며 사운을 건 한판 승부가 내년 펼쳐질 예정이다.
◇뜻밖의 ‘보복소비’ 누린 백화점…신규 출점 ‘반전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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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주목한 기회의 땅은 서울은 물론이거니와 경기 남부, 충청을 포함한 이른바 ‘중부권’이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을 오픈했고 뒤이어 9월 롯데백화점은 동탄점, 신세계백화점은 대전 아트&사이언스점을 각각 오픈했다. 롯데백화점은 7년 만,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5년, 6년 만의 신규 출점이다. 이들 백화점 3사 외 AK백화점 광명점도 지난 10월 말 문을 열었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의 이동에 따른 것이다. 50만명의 인구가 몰릴 3기 신도시 동탄에 주목한 데 더해 특히 다수의 IT 기업들이 포진한 판교와 삼성전자 나노시티 화성·기흥캠퍼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 이슈 등 전자·IT산업 중심축이라는 입지적 특징에 초점을 맞춘 출점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 이어지고 있음에도 백화점 업계는 의외의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이들 신규 출점 백화점들 역시 각각 올해 목표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내년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적지않다.
백화점 업계는 연일 이어진 ‘거리두기’로 지친 소비자들의 ‘보복소비’로 반전 실적을 얻었다. 단적인 예로 연 매출 ‘1조 클럽’ 백화점은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 본점 △롯데 잠실점 △현대 판교점 등 5곳에 그쳤지만, 올해 △신세계 대구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명품관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센터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6곳이 대열에 합류했다.
◇“오픈 런 대신 직구”…명품 온라인 구매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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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명품 앱 시장 사용자는 지난 1월 대비 211% 증가했다. 이달 기준 사용자수는 130만명을 돌파했다.
통계를 보면 사용자 수는 8월 이후부터 가파르게 늘었다. 이 시기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 TV 광고를 본격화 한 것이 주 요인이다. 8월 ‘머스트잇(주지훈)’을 시작으로 9월 ‘트렌비(김희애·김우빈)’, 10월 ‘발란(김혜수)’과 ‘캐치패션(조인성)’까지 명품 플랫폼의 광고 경쟁이 펼쳐졌다. 공격적인 광고 덕분에 기존 사용자 외에 신규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업체들의 거래액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발란은 11월 거래액이 572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연간 거래액(512억원)을 한 달에 달성했다. 트렌비도 11월 500억원, 12월에는 800억원(예상)을 넘어서는 등 거래액이 폭등했다. 머스트잇과 캐치패션도 같은 기간 폭발적으로 거래액이 늘어난 것은 매한가지다.
기존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던 10~30대 고객에 소비력을 갖춘 40~50대 고객까지 가세하면서 온라인 침투율도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전통 명품 쏠림 현상도 일부 해소됐다. 스톤 아일랜드, 메종키츠네, 몽클레어, 톰브라운 등 신 명품이 약진했고 르메르, 스포티앤리치, 토템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온라인 명품 시장 전체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명품 업계는 온라인 소비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여행이 어려운만큼 면세점을 통한 구매가 줄고, 온라인 맛을 본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에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캐치패션 등 업체는 내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키운것과 같은 방법이다.
◇‘골린이’ 급증에…패션시장 ‘골프웨어’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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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레저백서 2021’에 따르면 현재 20~30대 골프 인구는 약 115만명으로 집계된다. 전년 대비 35%가량 증가한 규모다. 국내 전체 골프 인구 515만명 중 약 22.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젊은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패션 업계에도 골프웨어(의류)를 중심으로 한 변화의 돌풍이 불었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상 등 라운딩 ‘골프룩’ 감각을 입힌 골프 의류들이 다양하게 선보여지면서 눈길을 사로잡았고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올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5조6580억원 규모로 지난해(5조1250억원)보다 약 10.4% 늘었다.
대표적으로 로저나인이 출시한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PXG’의 올해 연매출은 10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711억원에서 약 47.7%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2016년 10월 서울 송파구 롯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1호점을 개점한 지 5년 만이다. PXG의 현재 전국 매장 수는 48개로 매장당 연매출 규모가 20억원이 훌쩍 넘는다. 신세계 강남점, 현대 무역센터점, 현대 판교점 등 주요 백화점 점포의 경우 연매출이 50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최근 골프웨어 매출이 증가하자 다양한 수요층 흡수를 위해 브랜드를 늘렸다. 한국 골프 역사와 함께 한 ‘엘로드’와 ‘잭니클라우스’ 등 클래식 라인부터 지난 2016년 영 골퍼를 타깃으로 론칭한 브랜드 ‘왁(WAAC)’과 올해 초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지포어’까지 흥행을 이끌고 있다. 특히 왁의 올해 매출 신장율은 전년 대비 약 3배(200%)를 기록했다.
◇진격의 쿠팡, 나스닥 찍고 배달·OTT 영토확장
올해 3월 나스닥 시장에 직접 상장하는 데 성공한 것은 여러모로 상징적이었다. 우선 한국 유니콘 기업이 기업 가치를 오롯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성공 사례를 쓴 점에서 평가받았다. 전 세계에서 추린 핵심 기술주의 집합체인 나스닥 시장에서 겨룰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한국 기업이 역량이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저평가 받는 상황에 비춰 설욕의 의미도 세웠다. 쿠팡을 이정표 삼아 여타 유니콘 기업이 미국 시장을 노리는 데에도 선구자 역할을 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 미국은 한국보다 재무 정보 요구 정도가 세고 투자자 보호 제도가 강한 편이다. 한국 기업도 선진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여건에 들어맞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사업 측면에서는 배달의 쿠팡이츠와 OTT(over-the-top media service)의 쿠팡플레이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시기였다. 쿠팡이츠는 `단 건 배달`을 밀어서 포화한 배달 시장 틈새를 파고들었고 결국 시장 1위 배달의 민족도 배민원을 뒤늦게 론칭하고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배민과 배달통이 합병하면서 요기요가 매각하는 과정도 쿠팡이츠가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는 기회가 됐다.
쿠팡플레이는 와우멤버십을 위한 유인책에 그칠 것이라는 견제에 아랑곳하지 않고 존재감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돌아온 `SNL코리아`를 독점 방송하고 자체 제작 드라마 `어느 날` 등도 독자적인 동영상 콘텐츠를 독점으로 제공해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OTT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현행 2900원)도 큰 경쟁력이었다.
다만 매해 적자에 머물러 있어 수익 현실화는 풀어야할 숙제다. 만년 성장주라는 꼬리표는 기업 가치 발목을 잡는 리스크다. 쿠팡 주가가 상장 이후 올해 말까지 40% 넘게 하락한 것은 이런 우려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