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온라인 책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서점들이 책 판매를 넘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기획으로 독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도화동에 위치한 동네서점 ‘데어이즈 북스’(there is books)에서는 ‘도시생활자를 위한 한여름 밤의 책방 맥주여행’이 열렸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동네서점을 살리고자 전국 70개 지역서점을 지원하는 ‘심야책방’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날 프로그램은 책과 맥주를 접목한 총 3가지로 구성됐다. 먼저 데어이즈 북스 대표이자 ‘오늘은 수제맥주’ 저자 오윤희는 수제맥주 1세대가 있는 울산, 카이스트 출신 브루머가 있는 대전 등 기차를 타고 떠날 수 있는 맥주 여행을 소개했다. 이어 홍창수 플래티넘 크래프트 맥주 양조사가 맥주의 종류, 제작과정에 관한 강의를, 마지막으로 이상화 온에어아뜰리에 대표가 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맥주 캔들’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오 대표는 “코로나19로 멀리 여행을 떠나지 못했을 아쉬움 많은 도시생활자들을 위해 맥주 여행을 소개하고 다양한 강사들을 통해 더 풍부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손에 맥주 한 캔씩을 듣고 프로그램을 즐긴 참가자 15명의 반응은 뜨거웠다. 도화동 주민 김미혜(57)씨는 “서점 1층에 있는 카페에 왔다가 문화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에 바로 친구들 3명에게 전화를 해서 함께 신청했다”며 “책방·수제맥주를 다 좋아하는데 두 개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얘기했다. 함께 온 친구 이모 씨는 “다른 문화프로그램도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SNS에서 동네서점을 자주 찾는다는 40대 김씨는 “검색을 통해 알게 돼서 왔는데 복합문화공간 같은 느낌이 들어서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한편 동네서점의 생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20대 노모 씨는 “동네 서점에 다양한 큐레이션이나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자주 간다”면서도 “도서정가제 이후로 책 구매는 인터넷에서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책 판매만으로는 비대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어 책방의 정체성을 살린 큐레이션과 문화프로그램으로 독자들을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신간만 들여놓기 보다는 제가 강점이 있는 그림, 여행 관련 도서를 갖춰두고, 책방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그림판을 설치하거나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를 콘셉트로 전시를 기획하는 등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공간 활용을 하고 있다”며 “이번 맥주여행 프로그램에 이어 다음달에도 맥주를 주제로 한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데 예약자 문의가 끊임없다”고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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