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YG엔터)에 빅뱅(Bigbang) 재계약 여부가 이슈로 급부상했다.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4분기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더해진 상황에서 빅뱅 재계약 여부가 내년도 실적 반전을 꾀할 열쇠로 꼽히고 있어서다.
빅뱅 활동 재개에 YG엔터의 내년도 영업익이 최고 200억원 이상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회사 측도 빅뱅 재계약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회사 안팎에 드리운 악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재계약이 생각보다 쉽게 흐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반기 실적 전망 ‘먹구름’…빅뱅 복귀 여부 관심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YG엔터는 전 거래일보다 2.36% 하락한 2만485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0.20% 오르며 소폭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하락하면서 우려를 키우는 모습이다. YG엔터의 올해 3분기(7~9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 줄어든 637억원, 같은 기간 영업 손실 3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4분기 전망도 우울하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악동뮤지션 신규 앨범이 음원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고 지난달 복귀한 위너가 아시아 투어를 시작했지만 블랙핑크 컴백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며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YG엔터의 전성기를 이끈 빅뱅의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일 빅뱅 멤버인 대성(강대성)과 태양(동영배)이 전역하면서 팀을 탈퇴한 멤버 승리(이승현)를 제외한 지드래곤(권지용)과 탑(최승현)등 빅뱅 멤버 전원이 공백기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빅뱅은 지난 2006년 데뷔 이후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재계약을 맺었다. 앞선 두 번의 재계약 시기를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올해가 빅뱅 멤버들과 구체적으로 재계약을 논의할 시기로 꼽히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빅뱅 활동 여부에 YG엔터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최고 200억원 가까운 차이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YG엔터의 2017년(군 복무 직전 해) 실적은 매출액 2641억원에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했다”며 “빅뱅이 활동한다고 가정하면 영업이익이 최대 300억원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 1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드래곤 영향력 ‘여전’…전원 재계약 쉽지 않을 수도
수년간의 공백기로 시들해진 줄 알았던 영향력도 건재함을 확인했다. 지드래곤이 군 전역 후 나이키와 협업해 내놓은 ‘에어 포스 원 파라-노이즈’(PARA-NOISE)가 스니커(Sneaker) 마니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지드래곤의 생일(8월 18일)을 기념해 818족 한정 생산한 이 제품의 정가는 21만9000원이지만 수요가 이어지면서 인기 사이즈(270~275)의 경우 최고 500만원까지 호가(부르는 값)가 급등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드래곤이 대중에 미치는 파급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빅뱅 멤버 전원이 재계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잇따른 실적 악화에다 지난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투자금 674억을 상환하며 자금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빅뱅 멤버들이 흡족해할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여기에 YG엔터 수장인 양현석 전 대표가 원정 도박 혐의와 그룹 ‘아이콘’ 전 멤버인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투약 제보자 협박 혐의에 연달아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재계약을 주도할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더욱이 빅뱅 일부 멤버 앞에 놓인 대내외 악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점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대성은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성매매 알선을 방조했다는 혐의에 대해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탑도 과거 마약 투약 전력으로 대중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더욱이 탑이 연기자 생활에도 관심이 있다는 점도 재계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탑이 최근 연기 매니지먼트 회사들 만나고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남은 멤버 전원이 모두 재계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YG엔터가 전체 재계약이 힘들다고 판단될 때 음반 활동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일부 멤버에게만 재계약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