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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잊지말아야 할 사람들]LG복지재단 사무국 "의인상, 국민이 드리는 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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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섭 기자I 2018.12.31 06:21:00

2015년부터 90명 ''의인'' 찾아낸 LG 복지재단 사무국 인터뷰
90명 의인 중 21명 사고 피해자·지역사회 기부
택배기사 의인에 선물주겠다 연락하는 시민부터
차량 딜러 의인에 ''차 사겠다'' 문의하는 시민도
"의인들, 시민들에 박수받을 때 큰 보람 느껴&qu...

LG복지재단 사무국 직원들. 사진 왼쪽부터 심우섭 국장, 이문종 책임, 이강욱 책임, 조성혁 사원, 황순호 사원(사진=LG)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의인(義人)들 대부분은 `위험한 순간에 왜 뛰어 들었냐`고 가족들에게 혼나는 게 먼저라고 합니다. 다행히 많은 국민들의 박수 속에 곧 풀어진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사회 숨은 의인들을 찾아내 조용히 표창과 상금을 전달하고 치료 등을 지원하는 이들이 있다. 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박수가 이어지면 의인들보다도 더 뿌듯해하는 이들이 바로 LG 복지재단 사무국 직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된 `LG 의인상`을 선정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LG 복지재단은 지난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고(故) 정연승 특전사 상사를 시작으로 △2015년 3명 △2016년 25명 △2017년 30명 △올해 32명에 이르는 의인을 선정하는 등 현재까지 총 90명의 의인들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의인상은 LG가 주는 상이 아니라 국민들이 드리는 상”…초기엔 ‘신종 사기’ 의심 받기도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심우섭 사무국장은 “훌륭하신 일을 한 분들을 현장에 찾아가서 전달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 상은 LG가 주는 상이 아니라 국민들이 드리는 상이라고 전달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 사무국에서는 심우섭 사무국장을 필두로 이문종 책임, 이강욱 책임, 조성혁 사원, 황순호 사원 등이 의인상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숨어 있는 의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의인들의 연락처를 구해 수락 여부를 묻고 수상을 고사하는 의인들을 설득을 하기도 한다. 의인들의 생업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의인들이 있는 곳에 일일이 직접 찾아가 조용히 시상식을 진행한다.

상과 상금을 전달한다는 일이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처음에는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갑자기 대기업이 연락해서 상금과 상을 준다며 만나자고 하니 때로는 신종 사기로 의심 받기도 했다. 심 국장은 “지금이야 LG 의인상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초반에는 유관기관 협조도 잘 안 되고 개인정보보호법 등 때문에 연락처 구하기 조차 힘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거절도 많이 당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상을 받는 모습이 언론에 나올 일은 전혀 아니라는 의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 국장은 “다행히 이제는 LG 의인상이 좋은 상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과거보다 더 많은 의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상금 받고 곧바로 피해자나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의인들도…“시민 응원 받는 의인들 볼 때면 뿌듯”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의인들에게 상을 전달해온 사무국 직원들은 “만나는 의인들마다 하나같이 `사회적 주목을 받을 일을 한 건지 모르겠다`며 민망해 하고 얼떨떨해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수상을 거절하는 의인들도 있지만 상금을 받아 타인에게 기부하는 의인들도 있다. 수상자 90명 중 무려 21명이 상금을 전달 받은 후 곧바로 사고 피해자나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다. 직원들은 “의인들의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다 상금이 그렇게 큰 돈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피해자의 치료나 지역사회를 위해 상금을 쓰는 의인들을 볼 때면 존경과 더불어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곤 한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수상 이후 의인들이 겪은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을 전해들을 때 마다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며 서로를 독려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달 전북 고창에서 불길에 휩싸인 차량에 뛰어들어 운전자를 구한 유동운(35)씨의 이야기가 그렇다. 자녀가 셋이나 있는 유씨는 처음엔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했냐”며 부인에게 혼부터 났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 시상식에서 아이들이 뿌듯해 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언론 보도 이후 시민들이 유씨가 일하는 택배회사에 전화를 해 선물을 전달하는가 하면 고창군에서도 유씨에게 `의향 고창인` 표창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강원도 춘천 의암호에서 물에 빠진 시민을 구한 성준용(19)군의 어머니도 처음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성군을 보며 “너마저 그러면 어떡하냐”며 다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올해 6월 충남 보령시에서 맨몸으로 사고 차량을 막아 세워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한 손호진(35)씨도 차량 딜러 일을 하면서 일반 시민들로부터 “당신에게 차를 사고 싶다”는 문의를 받기도 했다.

심 국장은 “물론 우리가 의인상을 준다고 해서 우리 사회의 근본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의인들의 사례를 사회에 알림으로써 ‘우리 사회가 서로 도우며 각 사회로 나아갈 수 있구나’ 하는 것들을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의인상을 통해 의인에 대한 정의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목숨 희생부터 시작해 상해를 입으신 분들, 작은 사례지만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하는 분 등 어떤 곳, 어떤 사례에서든 사회적 경종이 되고 귀감이 되는 부분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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