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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송·변전설비가 기피시설화함에 따라 지난 2014년 송주법을 제정해 주변 지역 실거주자에게 전기료 할인 및 마을 공동체 지원 방식의 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통상적인 개별 가구 보상액은 월 1만원 안팎으로 크다고 할 순 없지만, 한전의 전체 지원규모는 연간 약 14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주민 수용성은 이 수준의 보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전이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도 상당 구간을 땅 속에 묻는 지중화로 하거나 변전소를 건물 안으로 들이는 옥내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하남시가 지난달 주민 반대를 이유로 종점 격인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불허하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지원금 인상은 송주법 제정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인상률은 지난 10년 누적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18.5%에 맞췄다. 산업부는 오는 10월14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송·변전설비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절차도 일부 바꾼다. 보상 등을 협의하기 위한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지역심의위원회를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심의위원회로 통합하고, 이에 맞춰 사업자 대표 위원 정원을 3명에서 4명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심의위의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간사 인원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린다. 이 역시 오는 10월8일까지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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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면 한전의 송·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액이 연 1600억원대로 200억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를 통해 전력망 구축 속도가 빨라진다면 한전으로서도 실보다 득이 많은 변화가 될 수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 5년여간(66개월) 송전망 건설 지연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2조원이고 계속 지연되면 3000억원이 더 불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