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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1등급 96.5%가 자연계생”…문과침공 심화되나

신하영 기자I 2023.12.10 09:30:17

종로학원 추정…“1~3등급 전 구간서 교차지원 예상”
“수학 1등급 학생 중 96.5%, 미적분·기하 응시생”
미적분·확통 응시생 간 표준점수 격차 11점 차이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올해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의 96.5%는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자연계 학생들은 것으로 추정됐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8일 경기도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10일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수능 수학 1등급의 96.5%는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자연계열 학생들로 추정된다”고 했다.

수능 1등급을 대부분 자연계열 학생이 차지한 이유는 선택과목 간 격차 때문이다. 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격차가 최대 11점으로 지난해(3점)보다 커진 것. 종로학원이 수능 성적통지표를 분석한 결과 수학 선택과목 중 미적분 선택자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이며 기하는 142점, 확률과 통계는 137점이다. 미적분 응시자와 확률과 통계 응시자간 표준점수 차이는 11점, 기하와는 6점 차이가 난 것이다.

수능 수험생은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 22문항과 선택과목 8문항을 푸는데 선택과목에 따라 점수 보정 과정을 거친다. 자신의 속한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가 상향·하향 조정되는 것.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미적분·기하를 택한 자연계 응시생은 표준점수가 상향된 반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문과생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보정 과정 탓에 수학 1등급에서 미적분·기하 응시자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문·이과 통합 수능 1년 차인 2022학년도만 해도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응시자 비율은 86%였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81.4%로 다소 낮아졌지만 올해는 해당 비율이 96.5%까지 상승하면서 사실상 1등급을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점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학 2등급에서도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71.7%를, 3등급에선 71.4%를 차지했다. 4등급에 내려가서야 비로소 확률과 통계 응시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52.9%를 기록했다.

미적분·기하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면서 올해 수능 이후에도 ‘문과침공’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통합수능에서 우위를 점한 이과생들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면서 ‘대학 간판’을 높이려는 현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차이가 최대 11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문과침공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학과에 상관없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고자하는 자연계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구도”라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이어 “인문계열 학생들은 이러한 구도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수험생들의 정시지원 패턴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고 신중하게 대학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높아진 국어에서 경쟁력이 없을 경우에는 이런 부분을 더욱 염두에 둬야 한다. 특정 대학 몇 곳에서만이 아니라 1~3등급 전 구간에서 광범위하게 교차지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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