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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점 거래가 본격화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1주당 수십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주식도 0.1주, 0.01주 단위로 살 수 있게 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싸서 거래가 어려웠던 종목들의 거래가 가능할 뿐더러 소액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의 기대는 크지 않다. 시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MZ세대가 증권시장에 폭발적으로 접근하며 증권사들이 소수점 거래 도입을 원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기존 투자자들마저 시장을 떠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경기침체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6조87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4조9376억원)의 4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1주당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도 시장에서 사라졌다. 지난 5월만 해도 100만원을 넘겼던 태광산업(003240)은 현재 77만6000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2374개를 모두 합쳐도 50만원을 넘는 종목은 단 0.29%(7개)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이맘때 13개의 절반 수준이다. 중형급 증권사에서 기대 효과 대비 인프라 투자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증권사 리테일 관계자는 “해외 주식과 비교해 고가의 국내 주식이 많지 않아 거래량 확대나 증권사 수익성 증대 등에 가시적인 효과를 주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보다 제2, 제3의 동학개미 열풍이 부는 시기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