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금액 20조원…수익률 1위는 ‘자이언트스텝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한 기업은 총 23곳(스팩 및 리츠 포함)으로 나타났다. 2011년(25개사)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코스닥 상장기업 역시 올해 115개사(스팩 포함)로 집계됐다. 스팩을 제외해도 91개사로 2002년(153개사) 이후 가장 많은 기업들이 증시에 이름을 올렸다.
공모 규모도 급증했다. 올해 코스피 공모금액은 17조2000억원 수준으로 종전 최대 공모금액인 8조8000억원(2010년)을 가뿐히 넘겼고, 코스닥 공모금액도 올해 3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조6000억원) 대비 38.5%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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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설립된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콘텐츠 부문의 시각효과(VFX)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다 올해 코스닥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유일하게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가상인간) 관련 특허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월트디즈니,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의 공식 벤더이기도 하다. 이미 상장 첫 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장 첫 날 상한가)을 기록하며 주가는 순항하기 시작했다.
공모가와 견줘 335.35% 상승하며 올해 IPO 기업 중 수익률 2위를 기록한 맥스트(377030) 역시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다. 맥스트는 2010년 10월 설립해 10년 동안 증강현실(AR) 원천기술 분야에 집중해 오다 올해 7월 상장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증강현실 앱을 만들 수 있는 AR 개발 플랫폼(SDK) 업체로 전 세계 50개국 1만2000여 곳의 개발사에 배포하고 있으며, 현재는 메타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맥스트는 균등 배정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인 6762.9대1을 기록하며 흥행에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 전체 공모수량을 나눈 단순 경쟁률은 3391.9대1이었다.
이어 지오엘리먼트(311320)(251.50%), 나노씨엠에스(247660)(250.50%), 코스피 상장사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243.85%) 등이 공모가와 견줘 수익률이 높은 기업으로 나타났다. 피엔에이치테크(239890), 디어유(376300), 제노코(36139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삼성스팩4호(377630), 엔켐(348370), 라온테크(232680), 원티드랩(376980), 쿠콘(294570) 등도 공모가 대비 수익률 100% 이상을 거뒀다.
◇메타버스와 바이오…‘성장성’에 베팅한 2021년
증권가에서는 올해 IPO 종목들 중 ‘성장성’을 강조한 기업들이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한다. 자이언트스텝(289220)과 맥스트(377030) 모두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인다.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메타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물리적 공간 제한이 강해진 사이 빠르게 사람들 사이로 침투하고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조차 메타버스 플랫폼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중형증권사 IPO 담당자는 “내년 증시 유동성은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크지만 이럴 때일수록 종목별 인기 편차는 심해질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메타버스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성장성’과 미래 주도성을 무기로 한 IPO 종목들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