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10분 서울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아 명동대성당 성전으로 나란히 입장했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등 참모진도 함께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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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어려운 때에 교회와 사회의 큰 어른이 선종한 것이 안타깝다”며 “진정한 행복의 삶, 청빈의 삶이라는 좋은 선물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을 준수하고, 미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려준데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화답했다. 염 추기경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 2월 정 추기경이 위독한 상태였을 때 두 가지 기도를 부탁했다며 ‘나라의 평화와 코로나19의 종식’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 부부 외에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박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나경원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배우 김해숙, 방송인 최유라,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등 각계 인사들이 조문을 하고 정 추기경을 애도했다.
한편 정 추기경이 기증한 각막은 실험 연구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허 신부는 “정 추기경은 (자신의) 각막이 다른 사람에게 꼭 전달돼 빛이 되기를 원하셨으나 전문가들이 살펴본바 그것은 힘들었다”며 “정 추기경이 다른 사람에게 기증이 안 되면 연구용으로도 사용해달라고 청했는데, 그 유지를 받들어 실험연구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약한 바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15분 선종했다. 빈소에는 29일 오전까지 약 1만명이 조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추기경의 장례미사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열린다. 앞서 30일 오후 10시까지 입관식이 진행되는 30일 오후 5시를 제외하고 매 시간 고인을 위한 연도와 미사가 거행된다. 이후 고인은 장지인 경기도 용인 성직자 묘역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