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에 대해 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코로나 사태로 대학에서 이번 1학기에 비대면 원격수업이 실시됐으나 준비 부족으로 인한 부실 수업이 발단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교육부가 추경 반영을 요청했고 기획재정부가 거부 입장을 밝히자 다시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해결책을 촉구했지만 논의만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원칙을 잃고 임시변통에 급급하니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이다. 더구나 국가재정 운영에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대학교육이 대중화됐다지만 고졸자 가운데 대학 진학률이 70%에 그치고 있는 현실부터 감안해야 한다. 그중에서 형편이 어려워 공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등록금 환불에 있어 일률적인 공적 지원은 국가재정이 맡을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앞으로도 원격수업이 확대될 전망이라면 그에 맞춰 등록금 부담을 줄여나갈 기준과 계획을 세워야 하고, 이번 환불조치도 그에 맞춰 이뤄져야 할 것이다. 대학마다 이 기회에 원격수업 확대에 따른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학들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며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다. 등록금을 올려달라고 할 때는 그렇게도 소리 높여 자율을 외치더니 등록금 환불 요구에 직면해서는 숨죽이고 거의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건국대가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 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뿐 대부분 대학은 학생들의 대화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다. 오죽하면 한양대와 연세대에서 학생이 혈서까지 썼겠는가.
등록금 환불 문제에 있어서는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 학생들의 환불 요구에 일리가 있는 만큼 동문회 모금을 하든 재단 적립금을 풀든 스스로 방안을 찾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도 재원 마련이 어렵다면 교수들도 일정 부분 희생이 필요하다. 사립대만이 아니라 국공립대도 마찬가지다. 자율적 노력이 전제돼야 정부에 손을 벌리더라도 용납될 수 있다. 등록금 환불조치로 재정이 어려워진 대학에 한해 정부가 사후 개별심사를 거쳐 재정으로 지원하는 차원이라면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