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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애 낳아봤어"…목발 짚은 임산부 외면한 배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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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I 2026.10.04 10: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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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임신 34주에 발목까지 다쳐 목발을 짚은 임산부가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려다 다른 승객에게 자리를 빼앗겼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배려석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하철 안에서 촬영된 영상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영상 속 임산부는 목발을 짚은 채 비어 있던 임산부 배려석으로 향했다. 하지만 옆문으로 들어온 한 여성이 먼저 좌석에 앉았고, 임산부는 그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사진=SNS 갈무리)
(사진=SNS 갈무리)
주변 승객들이 자리를 양보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지만 여성은 “나도 애 낳아봤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싼 이런 갈등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산부는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상 장애인, 고령자, 어린이 등과 함께 ‘교통약자’에 포함된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도 임산부의 대중교통 이용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서울의 경우 2013년부터 기존 교통약자석과 별도로 ‘임산부 배려석’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임산부가 없을 때도 자리를 비워두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배려석’이라는 이름 그대로 이용자의 자발적인 배려에 기대는 성격이 크다. 임산부가 왔다고 해서 기존 승객에게 강제로 자리를 비우게 할 수 있는 별도의 제재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보건복지부도 지난해 임산부 배려석 의무화 요구에 대해 다른 교통약자와의 형평성, 사회적 합의와 법 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산부의 대중교통 이용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결국 좌석은 마련됐지만 실제 이용 여부는 시민들의 인식과 배려에 상당 부분 맡겨져 있는 셈이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겉으로 임산부인지 쉽게 알아보기 어렵고, 고령자나 다른 교통약자 역시 좌석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임산부 배려석을 둘러싼 승객 간 신경전도 반복돼 왔다.

이번에는 임신 34주인 데다 목발까지 짚고 있는 상황에서도 임산부가 배려석에 앉지 못하면서 제도가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목발까지 짚고 있는데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임산부 배려석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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