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대둔산과 금강이 어우러진 들판. 계백의 혼과 예학의 기풍이 남은 충남 논산에서 ‘내국양조’가 문헌 속 ‘건강주’를 오늘의 술 문화로 되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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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물이 대표 약주 ‘능이주’와 ‘송이주’다. 두 제품 모두 알코올 도수 13%의 살균약주로 한국인에게 친숙한 버섯 향을 중심에 세웠다.
능이주는 본초강목의 서술처럼 소화에 도움을 준다고 전해지는 능이버섯을 주재료로 삼는다. 발효가 잘 올라와 새콤한 산미가 뚜렷하고 능이 특유의 은은한 감칠맛이 쓴맛과 떫은 맛 없이 길게 이어진다. 맑고 투명한 황금빛이 잔에서 반짝인다.
송이주는 동의보감이 꼽은 ‘버섯의 으뜸’이라는 송이버섯을 담아 산림욕을 연상시키는 소나무 향이 인상적이다. 코끝에 길게 남는 잔향이 품격을 더한다. 능이주와 마찬가지로 맑은 황금색을 띤다.
음식 궁합도 분명하다. 능이주는 산미와 감칠맛이 기름진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 삼계탕·오리고기·족발·모둠전과 잘 맞는다. 송이주는 싱그러운 향을 살려 회·스시·생선구이, 조개구이·해물탕 등 신선한 해산물과 조화를 이룬다. 재료의 결을 해치지 않고 풍미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한식 상차림에 어울리는 약주’라는 포지셔닝이다.
제조는 기본에 충실하다. 쌀을 세미·세척한 뒤 증자하고 냉각 후 입국을 만든다. 이후 1·2단 담금으로 기초를 세우고 능이주는 능이농축액과 약재를, 송이주는 송이·표고 등을 더해 각각의 핵심 향을 확보한다.
발효·숙성 과정을 거친 뒤 여과·제성·살균·병입까지 일련의 공정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과한 당 분이나 인위적 향에 기대지 않고 원재료의 본맛을 끌어내는 접근이 내국양조의 정체성이다.
라인업의 축을 이루는 고도주 ‘강주’도 눈에 띈다. 50도 담금주로 100% 국내산 쌀만 발효해 깊이와 강렬함을 동시에 챙겼다. 높은 도수에 비해 알코올 향의 거슬림이 적어 가정용 담금주, 칵테일 베이스, 육수·찜·구이의 잡내 제거 등 ‘주방 만능 베이스’로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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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양조는 앞으로도 ‘문헌 속 술의 현대적 복원’과 ‘지역 원물의 동시대적 해석’이라는 두 축을 병행한다.
딸기 과실주가 그 출발점이다. 논산은 일조량과 배수, 토양의 균형이 좋아 딸기 당도·향이 우수하다. 설탕 무첨가 저도주로 접근해 식전주·디저트주 수요까지 겨냥한다. 지역 대표 농산물과 전통주 양조 기술을 접목해 ‘논산의 맛’을 술 한 병에 응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병의 전통주는 지역의 흙과 물, 기후와 사람의 손길을 함께 담는다. 내국양조의 능이·송이 약주는 한국인의 입맛과 기억을 건드리는 향으로, 개발 중인 딸기 과실주는 지역과 계절을 잔 위로 불러올 예정이다. 전통의 품격을 지금의 식탁 위로 올리는 내국양조의 실험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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