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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사람의 상식에도 어긋난다. 마치 폭행 피해자가 치료를 통해 회복했다는 이유로 가해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것과 다름없다. 생산라인 중단 자체로 이미 고정비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사후적 자구 노력으로 인한 회복을 근거로 손해를 부정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법원은 증거 없이 노조 측의 주장을 수용해 회사의 생산관리 체계를 통한 손실 회복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부정했다. 실제 생산 차질과 추가 생산에 소요된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편향된 판단이란 얘기다.
사실 ‘노동권 보호’라는 명분 아래에 기업의 생존권을 경시하는 판결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대법원은 장기간 유지돼 온 취업규칙 변경 관련 법리를 폐기하고 통상임금 판단 기준을 급격히 변경해 산업계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예기치 못한 소급 임금 지급 부담에 직면하게 됐고 경영난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친(親)노동 판결의 지속은 기업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고 궁극적으로는 산업의 구조적 쇠퇴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들이 더 나은 노무환경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동화에 더욱 의존하게 되면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더 큰 사회경제적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산 공정 미국 이전 압박, 첨단산업의 경쟁 심화로 끝없는 혁신 압력, 인공지능(AI) 전환 압박에 몰린 한국 제조 기업들은 청년 일자리도 만들면서 근로시간 단축과 계속 고용의 해법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시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노사 간 합리적 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근로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존속 없이는 근로자의 생존도 보장하기 어려운 시대다.
요컨대 법원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판결을 통해 근로자와 기업이 상호 이익을 존중하고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안정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일 것이다.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제조업은 막대한 고용 창출로 국민 생활 안정에 크게 기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친노동 판결들로 인해 기업들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의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 폐기, 통상임금 고정성 요건 폐지, 불법파업의 손해배상 책임 제한 등의 판결은 기업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동권 형성의 토대를 제공한 제조업체들이 바로 그 노동권 보호라는 명분으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